이승엽. 스포츠동아DB
부활열쇠는 실력 뿐 ‘현실 인정’
어퍼스윙→레벨스윙 궤적 수정
예전의 ‘예쁜스윙 찾기’ 구슬땀
‘돌아온 국민타자’는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까. 8년간의 외도를 마치고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한 이승엽(36·사진)이 스프링캠프지 괌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연일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 컴백에 대한 부담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 모습이다. 그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끔은) ‘내가 이렇게 망가졌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을 직시해야겠구나’라고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현주소를 이처럼 냉철하게 진단한 그는 물 흐르듯 부드러웠던 전성기의 스윙 궤적 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은 괌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6일 동료들과 함께 출국한 그는 요즘 스윙 궤적 조정에 한창이다. 타격폼 전반을 손보는 무리수를 두는 대신 어퍼 스윙 형태에서 레벨 스윙 형태로 약간의 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전·오후·야간에 걸친 하루 3차례의 훈련을 군소리 없이 소화하고 있는 이승엽은 26일 “예쁜 스윙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스윙할 때 나도 모르게 바짝 힘이 들어가곤 했는데 부드러운 형태로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배팅을 시작으로 타격훈련에 돌입한지도 어느덧 엿새째. 그는 “아직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훈련 페이스는 무척 빠른 편이다. 일본팀들은 2월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때문인데, 확실히 국내팀들은 훈련량이 많다”고 덧붙였다.
괌 출국 직전 차량접촉사고를 당해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을 모두 깜짝 놀라게 했으나 현재 몸 상태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허리가 조금 아프긴 한데 견딜 만하다. 서두르지 않고 시범경기 전까지 차근차근 스윙을 바꾸고 시즌 준비를 끝마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에서의 연이은 부진과 친정팀으로의 전격적인 복귀. 그런 이승엽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승엽 스스로 느끼기에는 부담스러운 외적 환경일 수 있다. 그 역시 “부담감이 없진 않다”고 인정했다. 그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끔은) ‘내가 이렇게 망가졌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을 직시해야겠구나’라고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실력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팀 적응은 순조로운 편이다. 8년간 몸은 떠나있었지만 마음만은 늘 함께 했던 옛 동료들 품으로 돌아왔으니 당연한지 모른다. 괌 숙소에서 독방을 쓰고 있는 이승엽은 “오히려 홀로 있는 게 불편할 정도다. 8년 전에는 선배들이 제법 많았지만 이제는 내 위치가 달라졌으니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도 느낀다”며 리더 역할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