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형. 사진제공=KBL
“언빌리버블!”
결국 해결사는 김선형(25, 서울SK)이었다.
SK는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1-12시즌 프로농구(KBL) 6라운드 ‘서울라이벌’ 맞대결에서 경기 종료 3.8초전 터진 김선형의 결승 레이업으로 삼성에 76-74, 2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팀을 이끈 건 이날 30득점 11리바운드로 대활약한 아말 맥카스킬이었지만, 경기를 끝낸 것은 역시 김선형이었다.
삼성와 SK는 폭풍처럼 몰아치는 속공과 다소 미숙한 경기운영이 장단점으로 지목되는 팀들이다. 이날 경기양상도 그랬다. 양 팀은 1-2쿼터에서 각각 8개씩의 실책을 범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손쉬운 속공실패도 이어졌다.
SK는 김선형-변기훈의 허슬플레이가 돋보였지만, 맥카스킬을 제외한 김효범-김민수 등 토종 득점원들이 부진했다. 김선형은 2쿼터 8분경 골밑 돌파 후 한손 덩크를 꽂아넣어 홈팬들을 열광시켰지만, 정작 전반 득점은 4점에 그쳤다.
반면 삼성은 공격의 핵인 김승현이 SK 김선형과 변기훈에게 전반 내내 꽁꽁 묶였다. 평소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던 클라크는 맥카스킬에게 압도당해 외곽슛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2쿼터까지의 점수는 35-37, SK가 두 점 리드했지만 양 팀은 피차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쿼터 김승현이 살아나면서 SK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승현의 화려한 개인 돌파와 노룩 패스가 연신 작렬했다. 3쿼터 8분경 수비수의 키를 살짝 넘기며 클라크의 리버스 레이업으로 연결된 패스는 이날 김승현 패스의 백미였다. 김승현은 3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 10득점 4도움을 추가하며 대폭발했다.삼성은 3쿼터 한때 59-46, 13점차까지 점수차를 벌린 끝에 62-52, 10점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경기는 끝날 때까지 모르는 것. 10점 내외로 뒤지던 SK는 4쿼터 들어 맥카스킬이 살아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맥카스킬은 4쿼터에 무려 12득점을 올리며 SK의 상승세를 이끌었고, 결국 4쿼터 1분3초를 남기고 경기는 72-72 동점이 됐다.
그리고 SK에는 김선형이 있었다. 김선형은 74-74로 맞선 경기 종료 20초전부터 원샷 플레이에 돌입, 경기 종료 3.8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김선형은 경기 직후 히어로 인터뷰에서 “언빌리버블!”이라고 외치며 희열을 만끽했다.
삼성은 이관희가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지만 레이업이 실패로 돌아갔다. 삼성은 김승현이 20득점 5도움, 이승준이 20득점 10리바운드로 팀을 이끌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SK는 이날 승리로 6연패를 끊고 6강을 향한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반면 삼성은 3연승 뒤 3연패에 빠지며 탈꼴찌의 꿈이 요원해졌다.
SK 주희정은 2쿼터 1분20초경 KBL 역대 4번째로 정규경기 통산 리바운드 3000개를 달성한 데다 팀까지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둬 기쁨이 두 배가 됐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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