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이 바뀔 때마다 감독의 신뢰를 독차지하는 ‘황태자’가 바뀐다. 최근 3명의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이정수(왼쪽)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뒷심종결자 이동국…곽태휘는 롤러코스터
구자철 이용래 지동원 ‘조광래 황태자’명성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감독 교체 여부에 상관없이 늘 중용된다면 ‘진짜 황태자’다. 수비수 이정수(알 사드)와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은 이런 타이틀을 달아도 무방하다. 이정수는 남아공월드컵에서 2골을 넣는 등 예나 지금이나 ‘골 넣는 수비수’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기성용은 거친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초반 고전했지만 고비를 넘기고 순조롭게 적응하며 빅 리그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원의 지휘자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들은 최 감독에게도 부름을 받으며 명성을 이어갔다.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박주영(아스널)과 차두리(셀틱)는 최강희호에서 고배를 들었다. 박주영은 남아공월드컵 16강을 확정지은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의 주인공. 조 감독 시절에는 은퇴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 완장을 이어받을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최강희호에서 주장 반납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29일 쿠웨이트 전을 앞두고 최 감독이 박주영 발탁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하는 처지로 몰락했다. 차두리도 고개를 숙였다. 차두리는 남아공월드컵이 낳은 최고 스타다. ‘차미네이터’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조광래호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차두리가 부상당하자 조 감독은 “백업 적임자가 없다”며 고민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신광훈(포항), 최철순(전북)과 크게 다를 게 없다”며 차두리를 명단에서 빼 버렸다.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구자철과 이용래, 지동원(선덜랜드)은 허 감독 시절 주목받지 못했지만 조 감독 부임 이후 펄펄 날았다. 이용래는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조 감독 밑에서 21경기 중 18경기를 뛰었다. 구자철과 지동원은 2011년 1월 아시안 컵이 낳은 스타다. 최 감독 부임 후 상황이 바뀌었다. 최 감독은 기술 좋은 미드필더를 선호한다. 이용래는 앞으로도 선발이 쉽지 않을 전망. 구자철과 지동원은 유럽 진출이 독이 됐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게 대표팀까지 영향을 미쳤다. 물론 구자철은 경고 누적으로 어차피 쿠웨이트 전에 뛸 수 없다.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곽태휘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허 감독 시절 신데렐라로 등극했지만 조 감독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대표팀에 자주 뽑히면서도 불안한 플레이로 주전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강희호에서는 김상식(전북) 등과 함께 초대 주장후보로까지 거론되며 위상이 높아졌다.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이동국(전북)은 허 감독과 조 감독 모두에게 외면 받았다. 허 감독은 이동국을 남아공월드컵에 데려갔지만 두 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조 감독 시절에도 작년 10월 부름을 받았다가 오히려 상처만 더 깊어졌다. 월드컵과 인연 없는 비운의 스타로 대표선수를 마감하나 싶었는데 전북에서 이동국의 부활을 이끈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누가 뭐래도 현재 최강희호 예비 황태자 1순위는 이동국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