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아빠는 낯설고 덩치 큰 사람?”

입력 2012-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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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김태균. 스포츠동아DB

100일 갓 지난 딸, 오랜만에 얼굴 보이자 눈물만

“가기 전에는 내 얼굴만 봐도 그렇게 잘 웃더니, 지금은….”

벌써 ‘딸 바보’가 됐다. 한화 김태균(30·사진)이 19일 피곤에 젖은 얼굴로 ‘잊혀진 아빠’의 아픔(?)을 토로했다. 기나긴 해외전지훈련이 한 초보 아빠에게 슬픔을 안겨준 사연이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8일 오후 귀국한 한화는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9일 오전 다시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다. 투산에서 피닉스를 거쳐 LA로, 그리고 다시 인천으로 이동하는 동안 15시간 넘는 비행시간을 견뎌야 했던 선수들은 귀국과 동시에 당연히 녹초가 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내는 반나절은 짧지만 소중한 시간. 한 달 넘게 못 봤던 그리운 가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100일이 갓 지난 딸을 한국에 두고 온 김태균도 당연히 그랬다. 아내와 딸 효린 양이 나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이럴 수가.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딸은 아빠의 얼굴을 보자마자 크게 울음부터 터뜨렸다. 한참 낯을 가릴 시기에 낯설고(?) 덩치 큰 남자가 자신을 덥석 안으니 놀란 모양이다. 까르르 웃는 딸을 그리워하며 훈련에 매진해온 아빠는 자신도 몰라보고 울어버리는 딸의 모습에 서운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 김태균은 “그 전에는 나만 보면 방긋방긋 잘도 웃었는데 한 달 못 봤다고 내 얼굴을 잊어 버렸나 보다. 안 그래도 오랫동안 비행해서 피로가 쌓여 있었는데 더 우울해졌다”며 짐짓 울상을 지었다.

뿐만 아니다. 딸에게 다시 듬직한 아빠의 모습을 각인시키려면 오키나와 캠프가 끝날 때까지 3주를 더 기다려야 한다. 김태균에게는 너무나 야속했던 해후였다.

오키나와(일본) |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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