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식객들에게 객지가 객지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각 지역에 살고 있는 현지 집단가출 멤버들의 따뜻한 우정 덕분이다. 서해안 남해안을 도는 동안 이승하, 유병현, 전필수, 박광식, 조수남, 김영식 등 수많은 지인들이 마중하고 배웅했다. 강릉에서는 집단가출 강원도지역 터주대감 최기순 선배가 버선발로 달려 나와 맛있는 삼숙이 맑은탕으로 두터운 의리를 증명(?)했다.하지만 최선배의 의리는 거기까지. 한파경보가 내려진 밤을 우리와 함께 야영할 엄두는 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가 병산 솔숲에서 텐트와 침낭에 의지해 야영하던 밤, 최선배의 잠자리가 결코 편치 못했을 것이다.
<삽화=허영만>[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