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시청자 볼모…노조와 대치

입력 2012-0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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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여의도 사옥 전경. 스포츠동아DB

파업여파 주말예능 4주연속 스페셜 대체
‘무도’ ‘우결’ 등 불방에 시청자들 비난 빗발


언제까지 재탕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일명 ‘스페셜 방송’을 봐야 할까. MBC 주말 예능은 어디로 갔나.

MBC는 노조 총파업으로 ‘무한도전’ ‘우리 결혼 했어요’(이하 우결)를 3주 연속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무한도전’과 ‘우결’은 25일도 스페셜 프로그램 편성을 할 예정이다. 시청자로서는 근 한 달간 ‘본방 사수’를 할 수 없게 됐다.

‘우리들의 일밤’도 19일 ‘나는 가수다’와 ‘룰루랄라’가 동시에 종영하면서 고육지책으로 1월23일 설 특집 프로그램인 ‘나는 트로트 가수다’를 26일 자로 대체 편성했다. 이렇게 주말 방송이 파행을 겪으면서 ‘룰루랄라’는 19일 종영 때 1.6%의 소위 ‘애국가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을 기록하는 수모를 맛보았다.

한 달 가까이 주말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렇게 파행 편성되다 보니 시청자들의 심기는 불편하다.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본방송을 보고 싶다’라는 요구와 방송사의 대처를 비판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주중 예능 프로그램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MBC는 20일 방송 네 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역시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했다. 이 스페셜 방송은 24일까지 방송됐다.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피곤해하고 있다. 휴식을 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사실을 충분한 설명 없이 고지한 데 의아함과 불쾌감을 나타내는 글이 줄을 이었다.

겨우 정상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23일 방송에서 7%의 시청률로 여전히 동시간대 꼴찌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도 20일 8.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현재 MBC 예능 프로그램 중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황금어장’이 유일하다.

‘노조 파업’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핑계를 대기에는 너무 처참한 MBC 예능 성적표다.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ella_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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