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타격기계의 성능에, 정밀한 일본야구도 반했다. 소프트뱅크 후지모토 2군 타격코치는 두산 김현수의 토스배팅만 보고도 “하체를 이용해 방망이 돌리는 모습이 괜찮다”며 칭찬했다. 스포츠동아DB
타격폼 일본야구 스타일과 잘 맞아
선수 경력·나이 등 많은 관심 보여
소프트뱅크 2군과의 연습경기가 열린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구장. 두산 선수단의 훈련이 시작되자 후지모토 히로시 2군 타격코치가 토스배팅을 하는 김현수(24)를 유심히 지켜봤다. (후지모토 코치는 올해부터 소프트뱅크 2군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지만 다이에 호크스 내야수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TV방송해설을 했다. 최근 일본프로야구 1군 선수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이다) 배팅케이지에 들어가기 전 단순한 워밍업이었지만 김현수의 타격폼을 보며 옆의 동료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뿐만 아니다. 후지모토 코치는 한국 취재진을 향해 되레 “저 50번은 누군가. 아직 어린가. 어떤 선수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타격폼이 일본 스타일이다”며 “상체가 아닌 하체를 이용해 방망이를 돌리는 모습이 상당히 괜찮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대개 빠른 볼에 대처하기 위해 상체 위주의 스윙을 하는 반면, 일본 타자들은 변화구에 능한 투수들에게 대처하기 위해 하체를 이용한 타격을 한다. 김진욱 감독은 “미국 타자들은 투수들의 볼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방망이가 늦게 나오는 법이 없다. 상체를 이용해 짧고 빠르게 스윙을 하는 대신 임팩트 순간 손목에서 나오는 힘이 좋아 타구를 멀리 보낸다”며 “일본 타자들은 다양한 유인구로 현혹시키는 투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하체를 돌리는 힘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볼 변화에 대처하는 스윙을 한다. 그런 부분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현수의 타격스타일은 후자에 속한다. 하체가 먼저 돌아가고 그 회전을 이용해 배트가 뒤에 나온다. 타석에서 특정 구종을 노리지 않아도 볼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후지모토 코치는 김현수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한 국가대표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럼 나이는 어떻게 되나. 어린가?”라고 또다시 물었다. 일본 나이로 스물네 살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
김현수는 ‘일본스타일’이라는 얘기를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타구를 모두 중견수 쪽으로 날리는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미야자키(일본)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