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사커] 안정환 은퇴로 본 국가대표 은퇴식의 모든 것

입력 2012-02-29 17:26:4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안정환. 스포츠동아DB.

안정환. 스포츠동아DB.


인생에 있어 출발도 좋아야겠지만 순탄한 마무리도 중요하다.

아름다운 마무리. 태극전사들에게 만원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료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는 장면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제공한다. 2월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쿠웨이트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하프 타임 때 ‘반지의 제왕’ 안정환(36)이 은퇴식을 갖고 정든 유니폼과 이별했다. A매치 현장에서 특별 이벤트로 이뤄지는 선수들의 은퇴 행사의 모든 걸 짚어본다.

●역대 은퇴식 대상자는

대한축구협회는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2002년을 기점으로 한국 축구에 공헌해온 대표팀 선수들에게 뜻 깊은 선물을 하기로 결정했다. 금전 대신에 은퇴식이란 추억을 선사해왔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꽃다발과 공로패를 수여하고,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가 울려 퍼지는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게 전부다. 안정환 이전까지 모두 8명이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포항 황선홍(44) 감독과 올림픽대표팀 홍명보(43) 감독이 2002년 11월 열린 브라질 평가전 때 갈채를 받으며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아주대 하석주(44) 감독이 이듬해 5월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2005년 11월 스웨덴 평가전에서도 올림픽대표팀 김태영 코치가 은퇴 행사에 참석했고, 2006년에는 성남 김도훈(42) 코치와 대전 유상철(41) 감독이 각각 3월 앙골라 평가전, 5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평가전을 통해 자신의 은퇴를 알렸다.

이후 수원 서정원(42) 코치와 골키퍼 이운재(39)가 나란히 대표팀과의 이별을 고했는데, 서 코치의 경우는 안정환에 앞서 유일하게 친선전이 아닌 우즈베키스탄과 2008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2007년 8월)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2010년 8월 나이지리아 평가전에서 은퇴한 이운재는 유일하게 현역으로 K리그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은퇴식의 기준은

축구협회는 은퇴식 대상자를 어떻게 선정할까.

의외로 간단하다. A매치 70회 이상 출전한 기록만 있으면 된다. 은퇴식이 정식 상정된 2001년 이사회에서는 50경기와 100경기를 놓고 고민하다 결국 70경기로 정했다. 전 포지션이 대상자인 만큼 대표팀에서 몇 골을 넣었는지, 얼마나 선발 출전을 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지도자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전 강원 주장 이을용(37)이나 강원 최진철(41) 코치 등도 대표팀의 일원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플레이어에 해당하지만 축구협회가 정한 A매치 출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별도의 은퇴식을 열지 못했다.

또 한 가지 적용되는 기준은 ‘국가대표팀을 떠나느냐’의 여부다.

완전히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지는 어디까지나 선수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운재와 황선홍, 홍명보 등이 현역 신분은 유지하면서 대표팀만 떠나는 케이스였고, 나머지 5명은 완전히 그라운드를 떠나는 경우에 속했다. 작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맨유)과 이영표(밴쿠버)도 은퇴식 대상자이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공식적으로 열진 못했다. 최강희호 1기에 뽑힌 선수들 중에는 이미 A매치 80경기 이상 출전한 이동국(33·전북)이 유일한 후보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