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올핸 프리킥 전담…상 한번 타야죠”

입력 2012-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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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미드필더 이용래는 올 시즌부터 팀의 프리킥을 도맡아 차는 ‘전문 키커’가 됐다. 현역시절 특급 키커로 이름을 날린 고종수 트레이너의 특별 지도를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부활 노리는 수원의 믿는도끼
이용래

고종수 선생님과 수시로 프리킥 내기
매번 졌지만, 곧 이길것 같은 예감이…
공격포인트 15개·베스트11상 욕심

대표팀 탈락 허탈…소심한 A형 ㅋㅋ
날 응원 해 줄 괜찮은 여친 없나요?


이용래(26·수원 삼성)는 얼핏 보면 차갑다. 그래서일까. 축구 관련 게시판에는 이용래를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으로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수원 선수들도, 구단 직원들도 한결같이 “(이)용래는 ‘차도남’ 타입이 아닌 ‘따시남(따스한 시골 남자)’에 더 가깝다”고 한다. 천성이 워낙 밝은데다, 묵묵히 자기 몫을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수원 윤성효 감독이 늘 강조하는 ‘희생’에도 가장 가깝다. 이용래는 지난 주말 수원 빅버드에서 열렸던 부산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 에벨톤C의 결승골을 배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용래를 ‘카톡 인터뷰’에 초대했다.


○고 선생님, 이제 절 믿어요!

-프리킥 전담이죠?


“예, 괌에서 1차 동계훈련을 할 때부터 (윤성효) 선생님이 주문하셨어요. 단체 훈련 끝나고 남들 다 쉴 때 홀로 남아서 볼을 차야 하는 맛이란. T.T 아직 낯설긴 하지만 어떻게 차야 할지 서서히 감이 잡히는 느낌이에요.”


-전담 키커 경험이 많죠?

“학창 시절까지는 제가 세트피스를 도맡아 찼죠. 전 소속 팀 경남에서도 그랬는데. 수원에 오니까 워낙 빵빵한 선수들이 많았잖아요. 제가 찰 틈이 없었죠. 이제 빛 좀 보려나?^^"


-고종수 트레이너의 지도는 어떤가요?

“아, 힘들어요. 지금도 고 선생님이 아주 잘 차시거든요. 실수해도 좋으니 이런저런 자세로 바꿔서 차보라고 하시는데. 생각보다 어렵죠. 그래도 방법과 루트를 다양화해서 열심히 볼 차고 있어요.”


-그래도 나은 점 없어요?

“고 선생님은 짧은 거리에서 임팩트 있게 감아 때리는 걸 즐기시거든요. 하지만 전 어떠한 거리도 자신 있어요. 먼 지역에서 장거리 슛은 고 선생님께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요. ㅋㅋ.”


-고종수 트레이너가 많이 혼내요?

“진지하게 혼내면 제가 버틸까요? ㅋ. 장난 섞어서 혼을 내시죠. 둘이서 자주 프리킥 내기를 해요. 매번 제가 지고 있는데, 자존심도 많이 상하죠. 그래도 요즘 느낌이 조만간 이길 것 같아요.”


-고 트레이너가 생활도 모범적이죠?^^

“물론 그렇죠. ^^ 프리킥 외에 생활면에서도 많이 깨우쳐 주세요. 항상 감사해요.”

○달라질 수원, 기대하라!


-항상 밝게 생활한다면서요?

“분위기에 따라 다르죠. 서정원 수석코치님이 오셔서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건 맞아요. 밝아졌죠. 숙소에서나 훈련장에서나, 경기장에서나 항상 ‘웃으면서 뛰라’고 자주 말씀하시거든요. 그건 내부에서 겪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거죠.”


-올 시즌 수원은 정말 달라질까요?

“당근이죠. 작년에는 되는 게 거의 없었어요. 용병부터 늦게 합류하고, 일부 선수들은 대표팀에 차출돼 아시안컵에 나가 있고. 동계훈련이 정말 중요한데, 저희는 그렇지 못했죠. 헤맬 수밖에 없었어요. 한데, 올해는 괌에서부터 일본 오키나와까지 두루 손발을 함께 맞췄으니 훨씬 나을 거예요.”


-어떤 모습의 이용래를 기대해야 할까요?

“올해는 정말 공격 포인트 좀 많이 올렸으면 해요. FA컵에서 딱 한 골을 넣었고, 도움도 3개가 전부였거든요. 경남에선 사실 꾸준히 활약했는데. 그래도 요즘 슛 연습 열심히 하고 있으니 한 15개 이상은 할 것 같은데요?”


-개인 훈련 많이 하나봐요.

“매일 저녁 슛을 100개씩 꼬박 차고 있어요. 근데, 경기장만 가면 잘 안 되네요.ㅠ.ㅠ. 부산전에서도 공격적으로 나가서 욕심 좀 부렸는데 망신만 당하고.”


-그 때 조동건 선수가 막 뭐라 하던데요.

“저희가 1-0 이기고 있을 때, 마지막 찬스 있었잖아요. 노마크였는데, 동건이가 돌파할 때 고래고래 고함 좀 쳤죠. 패스하라고. 근데, 그걸 헛발질 했으니. 제가 그 때 골 넣었다면 동건이 발에 입맞춤을 했을 겁니다.^^;”


○올해는 상 좀 기대할 터

-의외로 소심한데요.


“제가 소심한 A형이랍니다. ㅋㅋ.”


-사실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을 때 아쉽지 않았나요?

“음, 대표팀 생각하면 더 안 좋을 것 같아요. 허탈했죠. 그래도 대표 선발 기준이 K리그로 왔잖아요. 소속 팀에서 잘하면 된다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감독님이 바뀌었을 때, 변화는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더구나 제가 수원에서 아주 잘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개인적인 포부 없어요? 15개 말고?

“베스트일레븐상? 전 득점왕보다 그게 욕심나던데요. 어시스트상도 있지만 일단 몇 경기 더 해보고 결정할래요.”


-결혼 생각은?

“에이, 여자친구도 없는데요. 따라다니는 여성 팬도 없고. 베스트일레븐에 여친 만들기까지 하면 금상첨화겠네요.”


이용래?


▲ 생년월일 : 1986년 4월17일(대전광역시)
▲ 신체조건 : 175cm 71kg
▲ 학력사항 : 대전중앙초-봉산중-유성생명과학고-고려대
▲ 프로경력 : 경남FC(2009∼2010, 62경기 10골 7도움), 수원 삼성(2011∼현재, 29경기 4도움)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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