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대형 마트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다 계약이 잘 안 됐지만 세계적인 바리스타의 꿈이 있기 때문.
고등학생 시절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시청한 이후 김 씨는 바리스타의 꿈을 키워왔다. 불편한 몸이지만 커피에 대한 열정은 정상인 못지않았다. 유명하다는 커피 전문점을 찾아다니며 커피를 맛보고 꼼꼼히 평가까지 내렸다.
하지만 김 씨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우기에는 장애의 벽이 너무 높았다. 집 근처에는 바리스타 전문교육기관이 없어서 멀리 서울까지 나가야 했고, 그나마 일반인과 함께 교육받을 수밖에 없어 진도를 따라가기에 힘이 부쳤다.
김 씨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한국마사회와 경기도가 함께 장애 청년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직업훈련과 일자리 창출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한국마사회와 경기도는 22일 KRA 의정부 장외발매소에서 장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 업무협약식을 열고 장애 청년 바리스타 교육을 위한 교육센터 1호점 개소식을 개최했다.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는 자칫 일회성으로 그치기 쉬운 장애인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실질적인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자체와 기업이 손잡은 사회공헌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를 위해 한국마사회는 올해 안에 5개의 장외발매소(의정부, 구리, 일산, 부천, 시흥)에 각 1억2000만원씩, 총 6억 원을 투자해 전문 바리스타 교육 시설을 갖추고 주 5일씩 5개월에 걸쳐 연간 100여명의 장애인에게 바리스타 직업교육과 직업체험을 실시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교육생 모집 및 운영은 경기북부가족지원센터에서 맡는다.

경기도는 교육이 일자리로 연계될 수 있도록 도내 관공서와 사회복지시설 등에 바리스타 교육 이수자들 위한 커피전문점을 5호점까지 개설하여 100여명의 교육생 전원을 취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소당 4000만원의 시설비와 인테리어비용 예산도 책정했다.
경기도 사회복지담당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 발달장애인의 경우 40% 정도가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만, 나머지는 가정이나 시설로 되돌아가 자립기회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장태평 회장은 “취업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으로, 이번 장애인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는 단순한 장애인 취업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 공기업과 지자체가 합작한 성공적인 사회공헌 모델이다. 앞으로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