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고 소리나는 옥외광고 - 디지털 사이니지

입력 2012-04-03 17: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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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란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gital information display, DID)를 이용한 옥외광고로, 관제센터에서 통신망을 통해 광고 내용을 제어할 수 있는 광고판을 말한다. 지하철 역사, 버스정류장, 아파트 엘리베이터, 은행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현재는 단순히 동영상 형태에 소리를 곁들인 광고를 시간대별로 번갈아 노출하는 형식이 대부분이지만, 향후에는 모션인식이나 NFC(근거리무선통신) 등을 이용해 사용자와 쌍방향으로 통신하는 형식으로 점차 옮겨갈 전망이다. TV, 인터넷, 모바일에 이어 제4의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이야기할 때 흔히 드는 예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홍채 인식으로 행인의 신원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개별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옥외광고판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30대 남성이 지나갈 때 광고판은 그가 좋아하는 맥주 광고나 관심을 보였던 자동차 광고를 내보낸다. 이러한 맞춤 광고를 통해 기업은 광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무분별한 광고 공해에서 벗어나 필요한 정보만 얻을 수 있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똑똑한 옥외광고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유형


아웃도어 디지털 사이니지

현재 가장 흔한 디지털 사이니지의 유형 중 하나는 건물 외벽이나 전광판에 설치된 아웃도어 디지털 사이니지다. 방수 처리된 대형 LCD TV에서 TV CF와 비슷한 동영상 광고나 실시간 뉴스를 다룬다. 보통 중앙관제센터의 PC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PC에서 광고 교체 명령을 내리게 된다. 쌍방향 소통과는 거리가 먼 원시적인 형태지만, 일반 옥외광고처럼 사람이 광고를 일일이 교체할 필요가 없고 보는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건물 전체를 하나의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도 이 중 하나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외벽에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LED 조명을 부착해 하나의 대형 전광판을 만들거나, 벽면에 빔 프로젝터로 영상을 투사해 만든다.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시청역 삼성화재빌딩, 서울역 서울스퀘어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어 디지털 사이니지

대형 쇼핑몰 내벽에 설치하거나 입간판 형태로 만든 작은 디지털 사이니지도 있다. 단순히 아웃도어 디지털 사이니지의 크기만 줄인 미니 버전인 경우가 많지만, 터치스크린 방식의 키오스크(kiosk)를 채용해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앞에 설치된 제휴카드 할인쿠폰 발급기나, 지하철 관련정보는 물론이고 인터넷전화까지 쓸 수 있는 지하철 ‘디지털뷰’가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적용한 버스정류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광고판처럼 얼굴을 인식하는 디지털 사이니지도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행인의 얼굴을 카메라로 인식해 성별 및 나이대에 맞는 광고를 보여주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상용화 단계에 놓여 있다. 글로벌 IT업체 인텔도 행인의 나이, 성별, 광고 주시 시간을 측정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을 개발중이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성장세, 관련 법안은 미진

시장조사기관 ABI 리서치는 전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2016년까지 4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옥외광고의 성장세 대부분을 디지털 사이니지가 주도하고 있으며 KT, LG유플러스, NHN, 다음 등이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은 미진하다. 디지털 사이니지에 관한 별도의 법이나 제도가 없어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라야 한다. 일반적인 간판이나 벽보와 동일한 취급을 받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능에 제한을 받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불법광고물 취급을 받기도 한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난립하면 도시 미관을 해치고 빛 공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례를 따로 만들거나 옥외광고물이 아닌 공공시설물로 허가를 받는 편법을 동원한다. 예를 들면 강남역 근처에 설치된 광고탑 ‘미디어 폴’은 가로등으로 등록됐으며, 지하철의 디지털뷰는 공중전화로 등록됐다. 이에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업체들은 기술 표준화와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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