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7330] “한강둔치 걷기, 몸·마음 상쾌”

입력 2012-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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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이영미의 건강관리

2시간 코스 걸으며 생각도 정리
‘사랑가’ 부르며 사람들과 어울려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이영미 표기법’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카리스마 여왕’이요, 또 하나는 ‘진정한 미친 가창력’.

이영미(사진)는 뮤지컬 ‘서편제’에서 아버지 유봉에 의해 눈까지 잃어가며 평생 소리꾼의 삶을 사는 비운의 여주인공 ‘송화’ 역으로 열연 중이다.

“연습할 때는 몰랐죠. 첫공(첫 공연)을 하는데 ‘아, 오늘로 끝내고 싶다’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공연 한 번 하고 100살을 먹어버린 느낌이랄까.”

이영미는 ‘서편제’ 초연 무대에도 섰다. ‘송화’가 아닌, 엄마의 역할이었다. “딸을 하다가 세월이 흘러 엄마 역을 하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엄마가 딸로 바뀌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하니 그가 웃었다.

평소 ‘귀가 좋다’고 자신해 왔지만 판소리는 듣고 돌아서면 멜로디가 생각나지 않았다. 레슨내용을 녹음해 밤을 새워가며 듣고 또 들었다. 공연장 배우 대기실에서 ‘심청가’ 연습을 하다가 지쳐 쓰러진 일도 있었다.

오디션이 끝나자 ‘서편제’의 작곡가 윤일상이 “엄청 고생하셨다”며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엄마’는 딸 ‘송화’로 다시 태어났다.

“평생 요즘처럼 건강관리를 하고 산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서편제’의 ‘송화’는 이영미에게 각별한 배역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한강변 걷기. 집이 서울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와 5분 거리라 시간이 나면 한강으로 나간다.

“성산대교에서 출발해 양화대교, 서강대교 까지 가서 돌아오면 2시간쯤 걸려요.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죠.”

일행이 있을 때면 걷다가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배드민턴을 치거나 피크닉을 즐긴다. 한 번은 돗자리 깔고 사람들과 어울리다 흥이나 ‘서편제’에 나오는 ‘사랑가’를 불렀는데, 주변 ‘돗자리’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예전에는 주로 체중조절을 위한 운동이었다면, 지금은 삶을 ‘플래시(fresh)’하게 만들어줘요. 요즘은 한강을 따라 걸으며 새들과 교감하는 게 재미있어요. 제가 외로우면 새들도 외로워 보이고, 제가 기분 좋으면 새들도 좋아 보이죠. 걸으세요.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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