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정근우·조인성 등 핵심선수들 휴식 배려
초반 총력전 배제한 이만수 감독 역발상
불펜진도 무리 안 시켜…“멀리보고 간다”
이만수 감독의 역발상이 SK가 2012시즌 초반을 지배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개막전부터 첫 10∼15경기에서 선수를 아끼지 말고 올인해야 된다. 4월에 떨어지면 회복이 안 된다’는 프로야구의 오랜 상식을 이 감독은 깨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SK는 15일까지 6승1패로 단독 1위다. 특히 13∼15일 한화와의 문학 3연전에선 2차례의 1-0 승리를 포함해 스윕을 일궜다.
○야수들은 주5일 근무
이만수 감독은 15일 한화전에 2루수이자 팀 공격의 시작점인 정근우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딱히 몸이 안 좋은 것도 아닌데 핵심선수에게 휴식을 줬다. 정근우가 빠지자 유격수 최윤석이 2루수, 3루수 최정이 유격수로 이동했다. 3루수는 안정광이 들어왔다. 외야에도 김재현이 들어갔다. 생소한 라인업이지만 이 감독은 “괜찮다.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제 SK 타선은 1회부터 한화 선발 브라이언 배스에게 6안타로 7점을 뽑아냈다.
포수 조인성은 14일 한화전 선발에서 빠졌다. 대신 최경철이 선발로 마스크를 썼는데 1-0으로 이겼다. 낮경기였던 15일 한화전은 평소보다 훈련시간을 1시간 더 늦췄다. 타격훈련도 “40분 안에 끝내라”고 지시했다. 이 감독은 “성적에 여유가 있어서 이러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현역시절 경험에 비춰 초반 오버페이스가 시즌 전체를 볼 때 해롭다고 판단한 결과다. 오히려 더 고삐를 죄는 쪽이 아니라 더 쉬게 해주겠다는 방향성이다.
○투수진도 멀리 보고 간다!
이만수 감독은 15일 한화전 시작 전부터 “(이틀 연속 던진) 박희수는 오늘 무조건 휴식”이라고 못 박았다. “선발 임치영 다음에는 김태훈이 나간다”고 2번째 투수까지 미리 발표했다. 실제 그렇게 운용했고, 박정배∼임경완을 뒤에 써서 박희수, 엄정욱, 정우람 등 주력 불펜을 아꼈다. 이 감독은 “필요하다면 사흘 연속 등판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초반이라 참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발 운용에 관해서도 “메이저리그를 봐도 4일 준비시키고 5일째 등판을 시키는 것이 (리듬상) 맞다. 그러나 시즌 초반이라 더 휴식을 주기로 했다”고 원칙을 밝혔다. 총력전을 안 하고도 이런 성적이 나오기에 SK의 스타트는 더 경이롭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