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서울 등촌동 WKBL 사옥에서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 정선민이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등촌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바스켓 퀸’ 정선민(38·KB스타즈)이 공식 은퇴를 밝히며 복잡한 소회를 드러냈다.
정선민의 얼굴은 밝았다. 정선민은 30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WKBL) 사옥에서 열린 공식 은퇴 기자회견에서 “선수생활 하는 동안 너무너무 행복했다”라며 “29년간 내 젊음을 농구에 바쳤다. 영광스럽게 코트에서 열정을 다해 뛴 것에 스스로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정선민은 총 9차례의 우승(신세계 4회-신한은행 5회)과 더불어 정규리그 MVP 7회, 득점왕 7회를 차지한 자타공인 여자농구 역대 최고의 선수. 트리플 더블(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스틸-블록슛 중 3개 부문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내는 것)도 13차례나 작성했고, 국가대표도 15년이나 지냈다.
그런 만큼 정선민의 인터뷰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선민은 “선수 인생의 끝은 이 정도면 창대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솔직한 심정으론 포스트 정선민은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심경을 고백했다.
“스스로 제 인생이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이상 줘야죠. 120점 정도 매기고 싶어요. 제가 잘 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은퇴도 멋지게 하는 거고, 앞으로 영원히 농구장을 떠나서도 당당하게 어디 가서 나 농구 선수 정선민이라고 내세울 수 있잖아요.”
정선민은 “농구 코트에서만큼은 모든 면에서 최고였던 선수, 공을 가지고 놀 때 제일 멋있었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한다“라고 자신의 29년 농구 인생을 자평했다.
정선민은 지난 2003년,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하는 금자탑을 세운 바 있다. 정선민은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뛸 수 있었던 터닝포인트였다. 정식으로 드래프트에 뽑히고, 트라이아웃에서 인정받아 최고의 무대에서 뛸 수 있었던 것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경기에 못 나간다고 인정받지 못했던 게 너무 실망이 컸다. 후배들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가라고 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끔 절 이기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너무 잘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전 늘 구설수에 시달렸어요. 적당히 잘하고, 적당히 자기 관리하면 좋은 소리만 들어요. 그런데 전 그런 선수가 되고 싶진 않았어요. 정선민이니까, 전 마지막까지 이기적이고 싶네요.”
팬들과 농구에 작별을 고하는 순간이 되자, 천하의 '바스켓 퀸‘도 흐르는 눈물을 막지 못했다. 정선민은 붉어진 눈으로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린 뒤 ”농구를 만난 건 정말 감사드릴 일이다. 평생 농구, 널 사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KB스타즈는 오는 2012-13시즌 개막전에 정선민의 은퇴식을 치를 예정이다.
등촌|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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