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여기는 도하] 약속의 땅 카타르… 구자철 심장이 뛴다

입력 2012-06-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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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과 공격을 이끌 구자철이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9일 월드컵 亞최종예선 첫판 V예감

작년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 쏘고 獨 진출
임대계약 연장·올림픽 출전 보장 홀가분
카타르전 중원장악, 몸도 마음도 준비 끝


‘에이스’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이번에도 카타르에서 달콤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최강희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카타르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9일 오전 1시15분)을 앞두고 5일 오전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최강희호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선수는 구자철. 그는 카타르와 인연이 깊다. 작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유럽 빅 리거의 꿈을 이뤘다. 카타르에서 한 걸음 진화한 구자철은 이번에도 같은 장소에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꿈 이룬 곳에서 꿈을 꾸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혹독한 무더위, 끈끈하고 뜨거운 사막 바람에 모래 먼지가 자욱한 카타르 도하. 하지만 구자철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묻어있는 장소다.

작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은 그에게 많은 걸 선물했다. 원 톱 지동원(선덜랜드) 뒤에 섀도 스트라이커로 배치된 구자철은 총 5골을 터뜨려 대회 기간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당시 현장을 찾아 한국대표팀의 경기를 관전했던 유럽 빅 클럽 스카우트들은 “쿠(Koo)가 가장 인상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들이 구자철을 주목했다. 원 소속 팀 볼프스부르크 이외에 레버쿠젠이 자신들의 영입 희망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순탄하지 않았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떼밀리듯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된 구자철은 2011∼2012시즌 후반기 맹위를 떨치며 비로소 자신을 되찾았다.

돌고 돌아온 카타르. 행선지를 놓고 고민을 하던 구자철은 대표팀의 카타르 입성 직전에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1년 연장했다. 입성 당일에는 2015년 6월까지 볼프스부르크와 1년 계약연장 소식이 전해졌다. 볼프스부르크 마가트 감독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구자철은 많이 발전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더 높다”고 계약연장의 배경을 설명했다.

임대 연장 발표 이후 도하 현지에서 만난 구자철은 “불러주는 팀이 많아 고민이 깊었지만 볼프스부르크의 ‘이적 불가’ 방침이 워낙 완고했다. 선택의 폭은 두 가지 밖에 없었다. 볼프스부르크 잔류냐, 아우크스부르크 임대행이냐가 전부였다”고 털어놨다.

잃은 건 없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구자철은 심적 부담 없이 편히 뛸 수 있다. 더욱이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에게 2012런던올림픽 출전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은 그가 평생 꿈꿔온 무대였다.

“(아우크스부르크가) 특별한 대우를 약속해 마음을 정했다”는 구자철의 코멘트에는 올림픽 출전이 임대 연장의 주 포커스가 됐음을 시사했다.


○몸과 마음 모두 준비됐다!

최강희호가 스위스 이베르동 레방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중 지난 달 31일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 1-4 대패라는 결과가 보여주듯 구자철의 활약은 미미했다. 그가 책임진 중원이 연거푸 뚫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 전환도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구자철은 긍정을 내다보고 있었다. 진짜 무대를 위한 사전 대비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했다. 구자철은 “파주NFC에 소집됐을 때부터 지금껏 모든 초점은 이번 카타르 원정이었다. 그동안 준비를 잘해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몸이나 마음으로나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위한 중원 플레이의 핵심으로 구자철을 꼽는다. 여기에 ‘절친’ 기성용(셀틱)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좋은 추억이 가득한 곳에서 추억 되살리기를 꿈꾸는 구자철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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