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랗게 염색했다 혼쭐난 강윤구

입력 2012-06-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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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구. 스포츠동아DB

정민태 코치 “실력 먼저 보여줘”

12일 목동구장. 넥센 투수 강윤구(22)가 훈련을 마치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모자 사이로 보이는 강윤구의 머리는 아주 진한 노란색이었다.

덕아웃에 있던 정민태 투수코치는 바로 직전까지 강윤구와 김영민, 올 시즌 선발진에 확실히 자리를 잡은 두 투수를 칭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윤구가 지나가자 “정신 차리자!”고 엄하게 말했다.

정 코치는 “오늘 훈련 전에 혼쭐을 냈다. 머리를 샛노랗게 하고 왔더라. 각 팀에는 모두 규율이 있다. 우리 팀 그 누구도 저렇게 염색을 하지 않는다. 코치들도 항상 깔끔히 면도를 한다. 고참들도 안 그러는데 새파란 후배가 저러고 나타나는 건 아닌 것 같아 야단쳤다”며 “프로니까 멋을 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전에 프로다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도 아니다. 특히 단체운동에서 서로의 약속을 지키는 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각 팀에는 각자 다른 색깔의 규율이 있다. 헤어스타일 등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의 팀도 있고, 엄격한 곳도 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각 팀의 문화와 전통이다. 뉴욕 양키스에선 아무리 대형 스타라도 머리를 짧게 자르고, 수염도 기를 수 없다. 수염을 즐겨 기르는 박찬호도 양키스 시절 말끔한 모습을 지켜야 했고, 별명이 ‘원시인’이던 자니 데이먼도 양키스에선 깔끔한 신사였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과 한국 모두 팀에 따라 분명한 약속이 있다. 입을 굳게 다물고 라커룸으로 돌아간 강윤구에게 12일은 정신이 번쩍 드는 하루였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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