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봉의 뒤끝? LG 5할승률 붕괴

입력 2012-06-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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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스포츠동아DB

블론세이브 홧김에 소화전 가격 골절
LG 5할승률 고비서 2주간 부상이탈
마무리 첫 경험, 지나친 승부욕 표출
감독들 “밥줄 건 도발”위험성 경고


지나친 승부욕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LG ‘신 마무리’ 봉중근(32·사진)이 그렇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과 자책은 다른 방식으로 풀었어야 했다. ‘몸이 재산’인 선수기에 특히 그렇다.


○팀도, 개인에게도 손해

봉중근은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4-2로 앞선 9회초에 등판했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긴 상황에서 강민호에게 2점홈런을 허용하며 승리를 날려버렸다. 동점 상황에서 이닝을 끝낸 뒤 덕아웃 뒤편으로 돌아간 봉중근은 스스로에 대한 분을 이기지 못한 채 오른 주먹으로 소화전을 쳤다. 극단적으로 말해 ‘자해’에 가깝다. 결과는 손등 골절. 23일 오전 수술을 받은 그는 최소 2주간 팀 전력에서 이탈해야 한다. 22일 연장 접전 끝에 패했던 LG는 올 시즌 13세이브를 거둔 봉중근이 제외되자 23일에도 롯데에 또다시 9회 2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한 끝에 연장에서 다시 석패했다.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봉중근은 평생 처음 맡는 마무리란 보직에 대해 긍지와 함께 큰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13차례 세이브 상황에서 모두 팀 승리를 지켰던 그에게 첫 블론 세이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터. 하지만 그 아쉬움을 또 다른 분발의 계기로 삼고, 23일 팀 승리를 지켜냈다면 팀에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24일 봉중근 대신 당분간 유원상을 마무리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자기 탓에 졌다는 생각에 분통이 터지고 자책을 할 수도 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리면서 “본인도 느끼는 게 있었을 것”이란 말로 이번 일이 봉중근에게 또 다른 성장의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모자란 행동, 벌금 물려야 한다

김 감독은 ‘자신의 선수’라서 말을 아꼈지만, 한층 객관적일 수 있는 롯데측 반응은 달랐다. 모 코치는 “벌금을 물려야 한다”고 했다. 선수로서 자신의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잘못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양승호 감독도 “올해만 하고 야구할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봉중근의 행동을 나무란 뒤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맨 손으로 볼을 잡으려는 행동도 마찬가지다.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봉중근 돌발행동’, LG의 ‘5할 본능’을 무너뜨리다

야구는 멘탈게임이고, 그래서 무엇보다 분위기가 중요하다. LG는 24일 마저도 롯데에 덜미가 잡히며 30승2무31패로 올 시즌 처음으로 승패차 -1, 5할 승률 밑으로 추락했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 1승2패, 롯데와의 주말 3연전에서 3전 전패를 당했다. 봉중근의 돌발 행동은 팀이 시즌 들어 가장 어려운 순간에 발생했고, 팀의 추락을 부채질하는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시즌 전 꼴찌 전력이란 평가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왔던 LG가 올 시즌 들어 가장 큰 고비를 맞고 있다. 반전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선 LG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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