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이용훈 “퍼펙트는 천운! 안타 맞고 후련”

입력 2012-06-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 2년간 ‘2군 선수’로 분류됐던 이용훈은 지난해 퓨쳐스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24일 잠실 LG전에서 7회 1사후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친 이용훈의 역투 모습. 대기록 달성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의 투구는 위대하고 완벽했다. 박화용 기자

지난해 2군서 사상 첫 퍼펙트
LG전 8이닝 1사까지 완벽투
부정투구 해프닝 딛고 7승째


롯데 이용훈(35).

그는 2010∼2011년, 2년간 1군 무대에서 11게임에 나섰지만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3패만 안았다. 미남형인 그가 ‘닥터 K’라 불리며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은 스물여덟 살이던 2005년이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다들 이젠 ‘잊혀진 존재가 됐다’고 했고, ‘한물갔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2군에서 주로 머물며 다시 태어났다. “난 1군 선수가 아닌 2군 선수”라는 자책이 분발로 이어졌고, 작년 9월 17일 한화와의 퓨처스리그 게임에서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퍼펙트게임, 이용훈이라서 기대했다

24일 잠실 LG전. 7회까지 그는 단 한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7개 삼진에 땅볼 6개, 뜬공 8개로 21아웃을 잡았다. 7회부터 그가 아웃카운트 하나씩을 추가할 때마다 잠실구장이 들썩였다. 비록 2군에서지만 한국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퍼펙트게임을 일궈낸 이용훈이었기 때문. 그러나 8회 첫 타자 정성훈을 뜬공으로 요리한 이용훈은 다음 타자 최동수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관중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최종 결과는 8이닝 3안타 7삼진 1실점(1자책점)이었다. 시즌 7승째(2패1세이브).


○‘부정투구 해프닝’을 딛고 일어서다

지난 10일 사직 KIA전에 불펜 등판했던 그는 공을 깨무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며 스핏볼 논란을 일으켰다. 그가 ‘퍼펙트 투수’기에 부정투구에 대한 의혹은 더 커졌지만 그는 이후 LG전을 포함한 세 번의 선발등판에서 오해받을 만한 행동 없이 19.2이닝 2실점(2자책점)으로 2승을 따내며 스스로 의심의 눈길을 걷어냈다.

퍼펙트게임이 무산된 뒤 이용훈은 “LG에 발 빠른 선수들이 많아 타이밍을 뺏는데 집중했고,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6회부터 전광판을 보며 의식했다. 작년 2군에서의 경험이 있어 퍼펙트게임은 천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록이 깨지니 오히려 후련했다”고 털어놨다.


○아쉽게 퍼펙트게임 놓친 사례는?

올해로 출범 31년째를 맞는 한국 프로야구 1군에서 한번도 나오지 않은 퍼펙트게임. 가장 퍼펙트에 근접했던 투수는 용병 리오스였다. 리오스는 두산 소속이던 2007년 10월 3일 현대전에서 9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벌이다 강귀태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아 대기록 눈앞에서 좌절했다. 한화 정민철(현 투수코치)은 이보다 앞선 1997년 5월 23일 대전 OB전에서 8회 1사후까지 단 한명의 출루도 허용치 않았다가 심정수 타석 때 포수 강인권이 볼을 빠뜨리며 타자가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출루해 대기록을 놓쳤다. 정민철은 안타와 4사구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결국 노히트노런에 만족해야 했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