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착지’ 위해 아낌없는 조언
“체조는 4초를 위해 4년을 준비하는 종목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컨디션 조절과 멘탈 관리죠. (양)학선이는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입니다.”
‘한국 체조의 전설’ 여홍철(41)이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여홍철은 27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겸 훈련장 공개에서 후배 양학선(20·IB스포츠)을 격려하기 위해 체조훈련장에 나타났다. 양학선은 여홍철의 고등학교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여홍철은 “양학선은 비틀기 기술이 워낙 좋은 선수라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금메달을 딸 거라고 확신한다”며 “오늘은 부족하나마 (양)학선이에게 기를 불어 넣어주려 온 것”이라고 웃었다.
여홍철은 한국 체조의 숙원인 올림픽 금메달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선수다. 여홍철 본인이 개발한 신기술 ‘여1’과 ‘여2’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그 자신만이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여홍철은 착지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며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양학선이 이번 올림픽에서 구사할 신무기 ‘양1(국제체조연맹 공식 기술명은 ’양학선‘)은 ’여1‘을 더욱 발전시킨 기술이다.
그때를 떠올린 것인지, 여홍철은 컨디션 조절 및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여홍철은 “너무 잘하려고만 하면 실수하게 된다. 그 동안 해왔던 걸 돌이켜가며 시합에 나서야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도마는 마지막 4초의 집중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종목이다. 실수하면 만회할 기회가 없다”라면서 “올림픽은 특별한 대회인 만큼 실력 외에도 운이나 컨디션에 많이 좌우된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선수들마다 컨디션을 조절하거나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는 방법이 따로 있어요. 전 (양)학선이가 코치님이나 감독님과 만약 그런 방법적인 측면에서 맞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의 방법을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 상의를 충분히 해서 타협점을 찾아야겠죠. 의견이 한번 어긋나버리면, 그때부터 정신적으로 무너져버립니다.”
양학선은 이날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제가 다음 올림픽에 또 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하겠다”라며 “이렇게 많은 성원을 받아본 건 처음인데, 기대에 꼭 보답하겠다. 개인전 뿐만 아니라 단체전 메달에도 공헌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태릉|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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