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막상 해보니 해서도 안될 일” 고백
“해서는 안 될 일이고, 한다고 해도 별로 효과도 없다. 코치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할 뿐이다.” 자신도 수석코치 시절,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타의에 의한 2군행을 경험했다. 그리고 잡은 지휘봉. 처음에는 ‘시즌 도중 코치의 1·2군간 이동은 없다’고 다짐했고, 코치들에게 약속도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자신도 칼을 들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편치 못하다.
SK 이만수 감독(사진)은 29일 문학 LG전에 앞서 시즌 중 1·2군 코치 보직 이동에 대한 질문에 “나도 막상 해보니 해서도 안 될 일이고, 해봤자 효과도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4월 초 조 알바레즈 1군 작전주루코치를 2군으로 내려 보낸 데 이어 5월 말 최경환 타격코치를 2군으로 내려 보내고 대신 김경기 코치를 1군으로 불러 올렸다.
이 감독은 “최 코치 같은 경우, 두 달 연속 (팀 타격이) 슬럼프를 겪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선수 때는 물론이고 미국에서 보낸 시간까지 모두 포함해 그런 슬럼프는 처음이었다. 선수들이 자극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고백한 뒤 “지난 스프링캠프 때 코치들에게 ‘끝까지 함께 간다’고 얘기했는데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최 코치뿐 아니라 나머지 코치들에게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에선 코치의 1·2군 보직 이동이 감독의 뜻이든, 구단의 뜻이든 애꿎은 코치들에게 부진의 책임을 전가하는 불합리한 처사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올 시즌 유독 많은 팀이 코치진 보직 변경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감독의 솔직 고백이 눈길을 끄는 이유도 그래서다.
문학|김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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