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조영훈과 김상현은 쌍둥이?

입력 2012-06-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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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KIA로 잊거한 뒤 조영훈의 야구인생이 꽃을 피우고 있다. LG에서 KIA로 트레이드 된 2009년 시즌 MVP를 차지했던 김상현처럼 조영훈은 KIA를 구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어쩜 이렇게 똑같니?”…4가지 판박이

1. 생일 11월 12일 “똑같네”
2. 2군 홈런왕 출신 “똑같네”
3. KIA 이적생 “똑같네”
4. 이적 6경기 만에 만루포 “똑같네”


인생에 누구나 3번은 기회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기회를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다. 자신도 모르게 기다림을 포기해 기회를 놓쳤는지도 모른다. 프로야구선수에게 1년의 시간은 다른 사람에게 3∼4년 이상이다. 많은 이들이 이제 갓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20대 후반에,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프로야구선수들은 유니폼을 벗는다. 그래서 서른이 넘어 빛을 보기란 40대 중반까지 평사원으로 있다가 갑자기 임원이 되는 것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KIA 김상현(32)은 스물아홉 살 때 LG서 KIA로 이적해 만년 유망주서 홈런왕이 됐다. 그리고 4년이 지나 또 한명, 인고의 시간을 견딘 서른 살 기대주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KIA 김원섭은 갑자기 조영훈(30)에 대한 말이 나오자 활짝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거 아세요? (김)상현이랑 똑같아요. 눈 감고 목소리 들으면 누가 누구인지 몰라요. 둘이 생일도 같은데, 하하하.”


○김상현과 조영훈의 닮은꼴 인생유전

김상현은 1980년 11월 12일생. 조영훈은 1982년 11월 12일생.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1군에 자리가 없어 오랜시간 2군 생활을 하며 퓨처스(2군)리그 홈런왕을 한 것도 똑같다. 김상현이 2009년 정성훈이 프리에이전트(FA)로 LG에 입단하자 고개를 숙였고, 조영훈은 올해 이승엽이 돌아오자 삼성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똑같이 KIA로 트레이드됐다. 어쩜 이렇게 닮았을까. 신기하게도 모두 KIA 유니폼을 입고 6경기 만에 만루홈런을 때리며 새로운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이제 경기에 나설 수 있어 행복한 사나이

조영훈은 29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최근의 활약에 대해 말하자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잘 해야 하루에 한두 개 안타치고 있다”고 말한 뒤 “절박한 마음으로 KIA에 왔는데 모두 정말 잘해주고 분위기도 좋다. 무엇보다 매일 경기에 나가고 있어 행복할 뿐”이라고 말했다. 조영훈이 트레이드된 22일 하필이면 KIA 선수들은 단체로 삭발을 하고 부진 탈출을 다짐했다. 덩달아 짧게 자른 머리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김상현에 대해 묻자 “2군에서 참 많이 만났었다”며 웃었다. 그리고 “나는 풀타임 경험도 없고, 커리어도 없다. 기록을 세운 적도 없고. 다만 매일 매일 소중한 타석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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