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임재철은 부상을 입은 손가락이 아직 성치 않지만 타격훈련을 시작했다. 팀을 위한 헌신이다. 스포츠동아DB
“팀에 보탬 되고 싶어 1군 복귀 간절”
새끼손가락이 부러진 지 이제 한 달, 핸드폰 폴더가 접히듯 겨우 접히는 손가락을 가지고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공 하나하나를 맞힐 때마다 방망이 울림과 함께 통증이 고스란히 전해지지만 이를 악물고 참고 있다. “걱정했는데 참을 만하네요. 그리고 지금은 어쩔 수 없어요. 무조건 해야죠.” 팀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 때문이다.
두산 임재철(37)이 2군 훈련장인 경기도 이천 베어스필드에서 배팅훈련을 시작했다. 5월 18일 잠실 LG전 9회 2사 2루서 리드 폭을 크게 잡다가 유원상의 견제에 걸려 급히 귀루하는 과정에서 새끼손가락이 베이스에 걸려 골절된 뒤 1개월 10일만이다. 그나마도 병원에서 4주간 깁스를 권했지만 복귀시점을 당기기 위해 2주 만에 풀었기에 가능했다.
지금도 아프지 않을 리 없다. 그러나 도저히 쉴 수 없다. 두산은 임재철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주장과 베테랑, 외야수를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김진욱 감독도 6월 들어 팀이 4강 싸움에서 조금씩 밀리자 ‘분위기 메이커’와 ‘베테랑’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결국 김 감독은 그의 공백이 커지자 28일 부주장이었던 이종욱을 주장으로 바꾸는 강수를 뒀다.
팀에는 임재철의 역할이 뚜렷하게 있었다. 늘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벤치에서 내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후배들이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할 때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 실마리를 풀어가곤 했다. 게다가 현재 두산 1군 엔트리에는 외야수가 4명밖에 없다. 이종욱이 타격슬럼프를 겪으며 2군에 갔을 때는 3명이 전부였다. 외야자원이 없다보니 주전 외야수들은 부상이 있어도,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풀타임 출장을 강행하고 있다.
임재철은 “수비훈련은 계속했는데 문제는 타격이다. 실내배팅을 마치고 이제 그라운드(배팅케이지)로 나가서 시작하려고 한다. 일요일(7월 1일) 쯤에는 2군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간절한 목소리로 “지금 팀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최대한 빨리 (1군으로) 올라가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