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포항에 0-5의 대패를 당했다. 침울한 표정의 수원 윤성효 감독. 스포츠동아 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2/07/01/47445707.7.jpg)
수원이 포항에 0-5의 대패를 당했다. 침울한 표정의 수원 윤성효 감독. 스포츠동아 DB
“포항만 가면 비틀”…스틸야드 트라우마
윤성효 감독“이상하게 안풀린다” 푸념
포항 스틸야드는 K리그에서 최적의 관전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수원에 달갑지 않은 장소다. 수원은 2004년 12월8일 이후 포항 원정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수원의 K리그 19라운드도 예상대로였다. 포항은 후반 중반까지 5골 차로 앞서며 맹위를 떨친 반면 수원은 뭔가에 홀린 듯 맥을 추지 못했다.
이날 0-5 패배는 수원으로서는 엄청난 충격이다. 팀 창단 이후 첫 5골차 패배. 수원은 1997년10월1일 포항 원정에서 0-4로 대패한 바 있다. 이쯤이면 단순 징크스가 아닌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다.
○수원의 포항 원정 트라우마 왜?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8년 간 수원은 포항 원정에서 5무5패로 절대 열세였다. 윤성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8년 전 시작된 아픔을 쉽게 끊기 어려웠다.
작년에도 양 팀은 1승씩 나눠가졌다. 수원은 3월 포항 원정에서 0-2로 패한 뒤 7월 홈에서 2-1 승리로 만회했다. 올해 4월에는 수원이 홈에서 2-0 승리를 따냈다. 한 번 수원이 이기면 다음에는 포항이 이기는 순환 공식이 계속된 셈이다.
격전을 앞두고 윤 감독은 “이상하다. 어렵다. 평소 잘 되던 부분이 안 풀리는 경우가 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수원에서 현역 선수로 뛰었던 송종국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종편채널 축구 해설위원 자격으로 포항을 찾은 그는 “이상하게 그럴 때가 있다. 뛰다 보면 컨디션도 나쁘지 않은데, 생각처럼 뛰기 어려운 장소가 있다. 포항 원정이 그렇다. 왜 그런지는 정말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징크스를 방어(?)하는 입장의 포항은 어떤 생각일까.
조금은 과학적인 접근을 했다. 분위기 차이와 템포를 꼽았다. 황선홍 감독은 “월드컵경기장이나 포항 스틸야드 모두 축구전용구장이란 공통의 분모를 지녔으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아웃된 볼도 빨리 필드로 들어와 인 플레이가 금세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포항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이 탁 트인 느낌을 주는 반면 우린 밀집도와 집중화가 크다”고 했다.
이날 경기도 초반부터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포항은 전반에만 3골을 넣고, 후반 초반에 2골을 추가하는 등 맹위를 떨쳤다. 화가 단단히 난 수원 벤치는 애써 표정 관리를 하는 포항 벤치와 묘한 대비를 이뤘다.
포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