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DB
한화 박찬호(39·사진)가 ‘왕’에 도전한다. 다승왕도, 방어율왕도, 탈삼진왕도 아닌 ‘번트왕’이다.
박찬호는 21일 올스타전의 식전 이벤트 ‘남자라면 번트왕’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운드에서 당당하게 공을 던지는 대투수의 위용 대신 날아오는 공에 필사적으로 방망이를 갖다 대는 ‘코리안 특급’의 진지한 표정을 볼 수 있게 됐다.
공교롭게도 참가 선수 중 투수는 박찬호와 롯데 유먼뿐. 나머지 라이벌들이 쟁쟁하다. 삼성 김상수, SK 김강민, 두산 양의지, KIA 이용규, LG 이진영, 넥센 서건창이 나서서 정교한 번트 실력을 겨룬다. 한 사람에게 4번의 번트 기회가 주어지는데, 우승자에게는 상금 200만원, 준우승자에게는 상금 100만원이 주어진다.
번트가 박찬호에게 마냥 낯선 경험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시절 숱하게 번트를 댄 경험이 있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박찬호의 2단 발차기’로 회자되는 사건 역시 1999년 6월6일 샌디에이고전 5회말 희생번트에 성공한 직후 1루서 벌어진 일이었다.
리모델링한 홈구장에서 한국무대 첫 올스타전을 맞은 박찬호. 팬들 앞에서 번트를 겨루는 색다른 경험까지 하게 됐다. 그에게는 여러모로 뜻 깊은 잔치가 될 듯하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