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의 연극 ‘허탕’에서 ‘꽃죄수’ 역을 맡아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세은이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세은은 “드라마에서 다 써버린 에너지를 무대에서 채우겠다”며 연극에 대한 애착고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겨울에도 김이 펄펄 “운동량 생각보다 많아요”
연극 ‘허탕’에서 이미지 변신 “관객 호응 감사”
TV에서 대학로 연극 무대로 자리를 옮긴 배우 이세은은 요즘 연일 허탕을 치고 있다.
영화감독 장진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연극 ‘허탕’에서 ‘죄수3’으로 출연하고 있는 것. 이세은은 기억장애를 가진 임산부 역을 맡아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변신에 성공했다. 배우로서의 과감한 도전에 성공해 관객들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허탕’ 팬들로부터 ‘꽃죄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세은이 추천하는 7330 생활체육은 승마이다. 그는 2006년 SBS 사극 ‘연개소문’에 출연하면서 승마를 익혔다. 이후 지금까지 승마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스트레스가 정말 많이 풀려요. 스릴도 있고. 스키와 비슷한 데가 있죠.”
운동적인 측면에서는 뱃살 제거와 파워존(허리-복부-대퇴부를 잇는 부위) 단련에 최고라고 한다. 이세은은 “쉬지않고 몸을 움직여줘야 해서 운동량이 의외로 많아요. 승마처럼 겨울에 몸에서 김이 날 정도로 할 수 있는 운동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말은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에요. 사람과 말이 호흡을 맞춰야 하죠. 말도 사람을 알아봐요. ‘이 사람이 나를 얕보는구나’ 싶으면 어떻게든 떨어뜨리려고 하는 말들이 있죠. 앉아보면 딱 느낌이 와요. 말이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요즘은 집에서 가까운 성남시 분당의 승마장을 애용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쌓였다 싶으면 혼자서 훌쩍 찾아가 안장 위에 오르곤 한다.
성남시 분당구의 한 승마클럽에서 승마를 즐기는 이세은. 사진제공|이세은
○연극 무대서 과감한 이미지 변신, 관객 갈채로 보상
연극 ‘허탕’은 이세은에게 2010년 연극 ‘너와 함께라면’ 이후 두 번째 연극무대다.
드라마에서 주로 황후, 재벌 엄친딸 등의 역을 맡았던 이세은은 ‘허탕’에서 기억을 잃은 데다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정신장애 임산부로 나온다.
이세은은 “장진 감독님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하셨어요. ‘이세은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나?’하는 댓글을 보고 정말 기뻤죠”라고 했다.
감옥같지 않은 수상한 감옥 안에서 두 명의 남자 죄수, 한 명의 여죄수가 벌이는 유쾌한 소동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진지해지고 무거워지다가 결국 비극적으로 폭발하고 만다. 광기에 찬 죄수2는 울부짖으며 여죄수를 미친 듯 폭행하고, 결국 여죄수는 뱃속의 아기와 함께 죽음을 맞는다.
막판에 너무 울어서 공연이 끝나면 언제나 얼굴이 ‘팬더’가 되어 버리곤 한다. 화장을 최대한 약하게 하는데도 소용이 없단다. 그래서 조명이 들어오고, 관객을 향해 인사를 할 때면 늘 쑥스럽다.
“장진 감독님의 연극은 대부분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허탕’ 만큼은 무대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일 겁니다. 꼭 보세요. 적어도 ‘허탕’은 안 치게 해드리겠습니다. 승마도 기회가 되면 꼭 도전해 보시고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