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신궁들, 그들이 비를 반기는 이유

입력 2012-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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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양궁대표팀. 스포츠동아DB

우천시 경기 큰 변수 바람 되레 줄어
장영술감독 “실력 격차도 커져 선호”

‘바람은 사절, 비는 환영.’ 신궁들의 속마음이다.

양궁대표팀의 맏형 오진혁(31·현대제철)은 단체전에서 마지막 순번으로 활을 쏜다. 25일(현지시간) 로즈크리켓 본선 경기장에서 처음으로 훈련을 치른 그는 “(임)동현(26·청주시청)이나 (김)법민(21·배재대)이가 앞에서 너무 잘 쏴줘서 나는 부담이 없다. 혹시라도 내가 승부를 결정지어야 할 상황이 닥치면, 필살기를 쓰면 된다”며 웃었다. 곁에 있던 임동현은 “비가 와야 필살기가 나올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당초 로즈크리켓 본선 경기장에는 바람이 많이 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임동현은 “바람이 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정도면 경기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풍향이 수시로 바뀌면 천하의 명궁이라도 정확하게 오조준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바람은 양궁대표팀의 세계 정상 수성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그러나 대표팀은 비만큼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양궁대표팀 장영술(52·현대제철) 총감독은 “비가 오면 실력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우천시에는 바람이 많이 불지 않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BBC 기상정보에 따르면, 랭킹 라운드와 남녀 단체전이 열리는 27∼29일에는 흐린 가운데 드문드문 비 예보가 있다.

임동현은 “올해 진천과 남해에서 악천후 속에서도 평가전을 치렀다. 태풍이 올 때도 활을 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런던|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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