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2/08/08/48477584.2.jpg)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홍명보 감독 일본 평가전 등 현장찾아 확인
황보관 위원장 최근 스타일 파악 큰 도움
베어벡의 조별예선 자료 입수 가능성도 커
선수단 회복훈련 취소…동영상 보며 열공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일본전 X파일을 손에 쥐고 있다. 홍 감독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과 준결승전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3,4위전(11일 오전 3시45분)을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일본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뒤 “일본은 전통적으로 패스 게임 위주로 하는 팀이고 몇몇 공격수는 스피드가 빠르다. 중요한 건 다음 경기에 우리 선수들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느냐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절대 져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선수 이름이나 전술 등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일본의 모든 것을 훤히 꿰뚫고 있는 인상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와 8강, 4강을 3일에 한 번씩 치렀다. 일본과 3,4위전도 4강전 이틀 뒤에 바로 열린다. 사실 일본을 분석할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홍 감독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 수차례 직접 관전
상대국을 분석할 때 가장 좋은 건 직접 관전하는 것이다. 동영상만으로는 선수들의 습관이나 버릇, 표정에서 드러나는 심리적인 부분까지 파악하기 힘들다.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이번 올림픽 남자축구 16개 팀 가운데 경기를 직접 본 횟수가 가장 많은 팀 중 하나가 일본이다. 일본은 5월 프랑스 툴롱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네덜란드, 터키, 이집트와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 1승2패로 탈락했다. 김태영 수석코치와 박건하 코치가 현장에 있었다. 김 수석코치와 박 코치는 한국의 조별리그 1차전 상대였던 멕시코를 파악하기 위해 갔다가 일본까지 보고 왔다. 홍 감독도 일본 경기를 직접 확인했다. 7월21일 런던에서 세네갈과 평가전을 마친 뒤 선수단을 뉴캐슬로 보내고 노팅험으로 이동해 멕시코-일본의 평가전을 봤다. 이 역시 멕시코 전력분석을 위한 행보였지만 자연스레 일본의 전술, 전략도 눈에 들어왔다.
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도 일본 전문가다. 황보 위원장은 작년 8월10일 삿포로 돔에서 열렸던 한일전 직전 벌어진 일본과 이집트올림픽대표팀 평가전을 현장에서 봤다. 개개인 의 스타일은 물론 최근 1년 사이 일본팀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 흐름도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일본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분석 자료가 홍 감독에게 넘겨졌다.
● 베어벡에게 일본 자료 받았을 가능성
홍 감독은 브라질과 준결승을 앞두고 평소 친분이 깊은 모로코의 베어벡 감독에게 도움을 받았다. D조 2위로 8강 진출을 노린 베어벡은 C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 전력분석에 공을 들여왔다. 모로코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자신이 준비한 브라질 자료를 홍 감독에게 선물했다. 그런데 모로코는 마침 일본과도 한 조였다. 모로코는 일본에 0-1로 졌다. 베어벡이 브라질 자료를 홍 감독에게 건넬 당시 한국은 결승이나 3,4위전에서 일본과 만날 가능성이 있었다. 이 때 베어벡이 분석한 일본 자료도 함께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 본격 분석 돌입
한 마디로 홍 감독은 일본의 장단점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이 자료들을 선수들에게 잘 숙지시켜 경기 당일 그라운드 안에서 구현해 내야한다. 선수단은 본격적으로 일본 해부에 들어갔다. 한국은 준결승전 다음 날인 현지시간 8일 오전 회복훈련을 취소한 뒤 호텔 내에서 간단한 체조로만 몸을 풀었다. 점심식사 직전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모두 참석해 일본의 경기장면을 편집한 동영상을 보며 비디오 미팅을 가졌다.
런던(영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