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기자의 취재파일] 조회장님, 남자답게 물러나시죠

입력 2012-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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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아랫사람에게 책임전가할 건가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이 3연속 헛발질을 날렸다. 아니 이 정도면 헛발질이 아니다. 3연속 자책골이다. 협회는 작년 11월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며 기술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올 2월 횡령을 시도한 직원을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해 퇴사시키는 상식 밖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일본에 보낸 이메일 공문으로 조 회장의 실책은 정점을 찍었다.

더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있다. 조 회장은 사건이 터지고 나면 늘 처음에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문제가 커진 뒤에는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했다. 조 감독 경질 때 협회는 “대표팀 감독 해임은 회장의 권한이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 “절차상 문제는 있었다”고 인정했다. 횡령사건 때도 처음에는 “퇴직하는 직원에게 통상적으로 지급되는 돈이다”고 했다가 나중에 “금전 비리가 외부에 알려질 경우 협회의 이미지 추락이 염려돼 문제를 봉합하는 고육지책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협회가 일본에 이메일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일본 언론이 “대한축구협회가 사과를 했다”고 보도하자 협회는 보도 자료를 통해 “사과는 아니다. 명백한 일본 언론의 오보다”며 발끈했다. 그러나 결국 이메일이 공개됐고, 굴욕적인 문구들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협회 수장인 조 회장은 지금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조 감독 경질 때는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모든 잘못을 뒤집어썼다. 횡령 사건 때는 김진국 전 전무가 퇴사하며 총대를 맸다. 조 회장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조 회장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조 회장은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번에는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스포츠 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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