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준 “다시 찾은 오빠…20년전 팬들이 연락왔어요”

‘꽃미남’의 대명사로 9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가수 김원준.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맡은 윤빈 역과 교묘하게 상황이 겹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0년만에 다시 만난 우리들의 전성기는…

최근 영화 ‘건축학개론’과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 19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 대중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그 시대에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며 ‘오빠부대’와 ‘누나부대’를 이끌었던 두 명의 스타가 요즘 다시 인기를 얻으며 ‘90년대 향수’를 더욱 짙게 해주고 있다. 연기자 김정난(41)과 가수 겸 연기자 김원준(39)이 그 주인공들이다. 20년 만에 다시 도래한 전성기가 반가운 두 사람을 만났다.

■ 돌아온 스타, 김원준

‘넝굴당’으로 얻은 인기가 여유 불러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배우 될 것
일숙 같은 여자 있다면 결혼도 OK!

1992년, 김원준(39)은 거칠게 없었다. 그는 데뷔곡 ‘모두 잠든 후에’로 당시 인기 음악프로그램인 ‘가요 톱10’에서 수차례 1위를 차지한, ‘꽃미남 아이돌’의 원조였다. 하지만 인기의 부침도 있었고, 어려움도 겪어서 그런지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윤빈’과 이미지가 겹쳐진다.

“많은 분들이 제가 윤빈처럼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신다. 저를 보면 ‘옥탑방에서 이사는 언제가냐’ ‘돈 안 모아뒀냐’라고 묻는다. 저는 윤빈처럼 매니저를 폭행하지도 않았고, 옥탑방에 살더라도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다. 하하!”

극중 윤빈은 자신의 팬이었던 방일숙(양정아)을 매니저로 둔다.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꿔볼만 한 일. 그 기억에 실제로 옛 팬들이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팬이 매니저가 돼 연예인과 사귀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것”이라는 김원준은 “엄마와 딸이 같이 드라마를 보면서, 딸이 ‘엄마는 일숙이처럼 좋아했던 연예인이 있어?’라는 질문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와 드라마로 인해 엄마와 딸이 각자의 추억을 꺼낼 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연기’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는 김원준은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식사에 비유했다.

“예전에는 1인용 식탁에 앉아 먹기 급급했지만 지금은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조금 길러진 것 같다. 상대방과의 호흡을 맞추는 ‘맛’을 알게 됐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추억이 되기 바란다는 김원준은 이를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 한 줄로 남고 싶다. 저를 보고 ‘김원준이다’가 아닌, 저의 행적까지 떠올려준다면 더 없이 값진 추억이고 고마운 재산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까지 (결혼을 위해)노력하지 않았는데 이제부터 하려고 한다. 일숙이 같은 여자가 생긴다면…”이라며 ‘원조 꽃미남’다운 미소를 보였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