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첫 사극, 극기훈련 제대로 했죠”

입력 2012-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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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 돌아가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이범수.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최근 종영 MBC ‘닥터 진’서 이하응역 열연
더위속 가발·수염 분장땐 아프리카 온 느낌
“실존인물 연기위해 역사 공부 다시 해 뿌듯”

“꾼은 어쩔 수 없나보다.”

올해 쉼 없이 달려온 배우 이범수(42)가 휴식을 선언했다.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MBC ‘닥터 진’까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종횡무진한 이범수는 “재밌는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지만 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신 아내와 딸 소을이에게로 눈을 돌렸다. 남편과 아빠로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꾼은 어쩔 수 없다”며 화통하게 웃었다.

이범수의 첫 사극인 ‘닥터 진’은 여러 모로 새로웠다. 촬영하면서 그 시대에 대해 품고 있던 의문들이 풀렸고 역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이범수는 인터뷰 중 왕권강화, 부국강병, 쇄국정책 등을 말하며 “역사 공부를 다시 하게 됐다”고 뿌듯해 했다.

“이하응만이 실존인물이라 사실에서 비껴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저 그런 사극이었다면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슬립보다는 진혁(송승헌)이 과거로 돌아가 다른 사람도 아닌 이하응과 만난다는 점에 끌렸다. 이하응이 극의 축이 된다는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

그런 매력의 뒤에서는 촬영현장의 ‘매운 맛’을 제대로 봤다.

“케이팝, 드라마로 한류가 세계화했다지만 그 이면의 드라마 제작 환경은 그렇지 않다. 비상구가 어디인지 모르고 비 오면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때문에 촬영에 어려움도 있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세계화에 발맞추려면 현장 환경을 개선하는 기본부터 갖춰야 한다.”

쪽대본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걸 내미는 손도 얼마나 힘들겠느냐”며 어쩔 수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이 또한 빨리 개선돼야만 하는 문제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여름 무더위도 괴롭혔다. “40℃를 찍지 못해 아쉽다”고 웃으며 “아프리카로 극기 훈련을 갔다 온 느낌이다. 가발은 털모자, 수염은 마스크 같았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동료의 힘 덕분이었다. “송승헌과 김재중이 열심히 하는, 책임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덕분에 신나게 촬영했다”고 고마움도 전했다. 이어 자신에 대해서는 “축구할 때 공이 안 오면 한 발 더 먼저 나가는 것처럼 스스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스스로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고 비겁해지기 싫었다. 절대 허투루 하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는 성취감을 얻었다”고 확신했다.

그런 성취감의 끝에서 이범수는 올해 초 ‘샐러리맨 초한지’ 종영 후 미뤘던 가족 여행을 이번에는 실행하려고 한다.

“마음이 편하면 어디에 있든 휴양지다. 근심, 걱정이 있으면 호화로운 곳도 무용지물이다. 수박 한 조각 입에 물고 만화책과 DVD 보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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