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DB
■ 이틀새 무슨 일이…
“올해 야구를 너무 못해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26일 대전구장. 한화 한대화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과’에 취재진이 깜짝 놀랐다. 25일 KIA전서 대패한 탓이라고만 여기기에는 말투와 내용이 무척 심각했다.
한 감독은 잠시 후 다시 한번 “팀이 이렇게 된 데는 감독의 책임이 크다.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미 담당기자들의 휴가계획에 대해 묻다가 “늘 12월(비활동기간)에 여행을 떠났지만, 이번에는 나도 휴가를 우도에서 보내야겠다”고 말한 터였다.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한 감독이 자리를 뜬 뒤 취재진은 구단 관계자에게 “감독의 경질 혹은 사퇴의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다. “절대 아니다. 이유를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감독님이 그만 두실 타이밍도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잠시 후 다시 만난 한 감독도 “오해가 있었던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지금은 그만두기에 너무 늦은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이틀이 채 지나지도 않은 28일 오전 한화는 감독의 해임을 ‘자진사퇴’라는 이름으로 공식 발표했다. 26일 경기 후 사장과 단장을 비롯한 주요 구단 관계자들이 회식을 했고, 다음날인 27일 밤 한화 노재덕 단장은 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의미심장한 저녁식사를 청했다. 시즌 초부터 끊임없이 불거졌던 감독 경질설에 마침내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 놀랍게도 한화가 올 시즌 단 28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말이다. 과연 구단이 ‘해프닝’이라고 주장했던 26일의 ‘사건’은 한 감독의 ‘이별 암시’였을까, 아니면 ‘경질의 도화선’이었을까.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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