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빈 “‘선덕둥이’ 맏아들 ‘무신둥이’ 둘째딸, 사극 할 때마다 아이가…”

입력 2012-09-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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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는 백도빈은 앞으로도 “새로운 발견을 통해 진보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드라마 ‘무신’ 최항 역 마친 백도빈

셋째도 사극 할 때? 태어나면 기쁘죠
아내 정시아도 배우…발목 잡나 미안

‘망나니’ ‘폭군’ ‘파렴치한’. 연기자 백도빈(34)이 활동하면서 들은 최악의 애칭이다. 하지만 그는 감사해했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무신’에서 최항을 통해 지금까지 맡았던 역 중 가장 입체적인 인물을 잘 마쳤다는 안도감의 반응이었다. 겨울에 시작해 여름을 지나 7개월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백도빈은 원래의 자리인 정시아의 남편, 두 아이의 아빠로 돌아간다.

“‘무신’ 촬영하면서 많이 지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가족이 큰 힘이 됐다. 의무감은 기본이고 책임감이 컸다”는 백도빈은 ‘무신’에 출연하면서 둘째 딸 서우를 얻었다. 첫째 아들 준우는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 때 태어났다. 사극과 뗄 수 없는 인연이 이어졌다.

“사극에 출연할 때마다 아이가 생겼다. 세 번째 사극에 출연하면 셋째가 생기지 않을까? 하하. 물론 아기가 태어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아내에게 미안한 부분도 있다. 아내, 엄마이기 전에 배우인데, 내가 발목을 잡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면 아기가 생겨서….”

결혼한 뒤에도 꾸준히 연기하는 자신과 달리 드문드문 활동하는 아내를 향한 미안함에 어두운 낯빛을 보이기도 한 그는 ‘아내 몫까지 더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한다. 결과는 성공.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악랄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어느 드라마든 악에 속한 캐릭터는 외면받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한번도 해보지 못한 캐릭터이기도 했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최항이 돼가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생각했다.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연기한 캐릭터들에 대해 별 다른 반응이 없었는데 폭군, 망나니 등 한 단어로 규정해주시더라.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고 내 연기를 봐줬기 때문에 이러한 얘기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감사하다.”

극중 최항은 실제 백도빈과 전혀 다른 인물이다. 최항이 음주가무를 좋아하고 유흥을 즐기는 것과 달리 백도빈은 술과 담배를 못한다. 그래서 최항이 되는 과정은 힘들었다. 그는 “최항의 성격, 태도와 너무 달라 접근하는데 어려웠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커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배우 백윤식의 아들이기도 한 백도빈은 ‘백윤식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더 이상 부정하려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돼 힘들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나아가고자 하는 길의 지침이 됐다.

“2세 연기자들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부모님께 누가 되고 싶지 않아 더 잘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물론 나도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백윤식의 아들’이란 말에 나를 더 채찍질하고 독려하더라. 아버지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 후배로서 귀감이 된다. 아버지와 같은 배우로 살고 싶다.”

백도빈은 2004년 데뷔하고 제대로 된 멜로물을 찍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로 눈길을 돌렸다. 소소한 모습을 편안하고 부담 없이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이를 통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발견을 통해 진보하는 것은 배우들에게 필요한 것이고 평생의 숙제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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