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첫 한국어 공연 기대되네

입력 2012-10-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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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뮤지컬 중 두 편의 작품이 연말에 경쟁을 벌인다. ‘오페라의 유령’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지하미궁(맨 위)과 죄수들이 노를 젓는 ‘레미제라블’의 오프닝 장면. 사진제공|설앤컴퍼니·Catherine Ashmore

■ 오페라의 유령 & 레미제라블

카메론 매킨토시의 두 대작 연말 공연
레미제라블 바리케이드 군중신 명장면
오페라의유령 지하호수 장면 등 압권

세계 4대 뮤지컬 중 두 편의 대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레미제라블’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막해 연말 무대를 후끈 달군다. 두 작품은 ‘캣츠’, ‘미스사이공’과 함께 흔히 세계 4대 뮤지컬에 꼽힌다.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은 두 편의 뮤지컬을 비교하고 미리 알고 보면 재미와 감동을 더해 주는 깨알같은 관람 포인트를 짚어본다.


● 닮은점…‘흥행의 귀재’ 카메론 매킨토시作

‘세계 4대 뮤지컬’하면 카메론 매킨토시라는 이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뮤지컬 흥행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떨어지지 않는 매킨토시는 4대 뮤지컬을 모두 제작한 전설적인 프로듀서.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 역시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레미제라블’이 1985년에 제작돼 1986년에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보다 한 살 형님이다.

든든한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두 작품의 닮은 점이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대 문호 빅토르 위고, ‘오페라의 유령’은 가스통 르루의 소설이 원작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1925년에 처음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2004년 조엘 슈마허 감독 버전까지 무려 7차례나 영화화된 인기 소재이다. 두 작품 모두 19세기의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 다른점…작곡가 웨버 vs 숀버그

명칭에서부터 드러나듯 뮤지컬은 음악이 뛰어나야 하는 장르이다. 두 작품 역시 뮤지컬 음악의 거장들이 작곡에 참여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굳이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이름이 친숙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 ‘레미제라블’은 클로드 미셸 숀버그가 작곡을 맡았다. 웨버는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 숀버그는 ‘레미제라블’과 ‘미스 사이공’의 작곡자로 4대 뮤지컬의 음악을 양분한 거장들이다.

또 다른 점은 이번 ‘오페라의 유령’이 해외 투어팀의 내한공연인데 비해 ‘레미제라블’은 라이선스 작품이라는 것. 따라서 ‘오페라의 유령’은 외국배우들이 영어로, ‘레미제라블’은 우리나라 배우들이 우리말로 공연한다.

‘오페라의 유령’의 내한공연은 2005년 이후 7년 만. 라이선스 공연은 2001년과 2010년 두 차례 했다. ‘레미제라블’은 1996년, 2002년 두 번의 내한공연이 있었다. 1990년대 몇 차례 국내 배우들이 공연한 적이 있지만 이는 저작권 개념이 희미했던 시절의 ‘해적판’ 공연으로, 정식 라이선스 한국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이 장면만큼은 놓치지 말자

세기의 명작인 만큼 두 작품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수 차용, 패러디되었을 정도로 뛰어난 장면이 많다.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이 크리스틴을 납치해 오페라극장 지하 아지트로 데려가는 1막의 장면이 유명하다. 크리스틴과 팬텀을 태운 배가 등장하는 순간 안개가 자욱한 지하호수가 펼쳐지고, 안개 속에서 수백 개의 촛대가 모습을 드러내면 관객석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오게 된다.

20만개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1톤 무게의 대형 샹들리에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장면 역시 ‘오페라의 유령’의 백미이다.

‘레미제라블’에서는 파리 뒷골목 빈민가가 무대를 가로지르는 성벽 높이의 바리케이드로 변신한다. 혁명군과 정부군이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웅장한 군중신이 뮤지컬사상 손꼽히는 명장면. 하숙집 주인딸 에포닌이 짝사랑하는 마리우스를 향해 ‘온 마이 오운’(On My Own)을 부르는 장면도 절절하기 그지없다.

‘오페라의 유령’은 12월 7일부터 2013년 1월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레미제라블’은 11월 3일부터 25일까지 용인시 죽전동 포은아트홀에서 공연한 뒤 12월 대구 계명아트센터, 2013년 2월 부산 소향아트센터를 거쳐 4월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두 작품

●…2009년 영국 ITV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전해 48세에 인생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수잔 보일을 기억하시는지. 이때 수잔 보일이 부른 곡은 ‘레미제라블’에서 판틴이 부르는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이었다.

●…공교롭게도 뮤지컬에 때맞춰 영화 ‘레미제라블’이 12월에 국내 개봉한다. ‘장발장’은 휴 잭맨이 맡고 러셀 크로우(자베르), 아만다 사이프리드(코제트), 앤 헤서웨이(판틴) 등 호화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이번 ‘레미제라블’은 2010년 25주년 때 새롭게 제작된 뉴 버전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 무대는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그림과 삽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오페라의 유령’에는 진짜 오페라가 세 편이나 등장한다. 하지만 이는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모델로 해 만든 이미테이션 오페라라는 사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와 비교해 들어보면 재밌다.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은 1986년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을 맡으며 스타가 됐다. 1984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결혼했지만 1990년 이혼했고, 프랭크 페터슨이라는 프로듀서를 만나 팝페라 가수로 변신하게 된다. 파란만장한 그의 인생은 곧잘 ‘크리스틴’과 비교되기도 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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