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휘(왼쪽)-강지만. 사진제공|KGT
국내파와 해외파들의 결전으로 관심을 모은 제28회 신한동해오픈에서는 ‘루키’ 김민휘(20·신한금융)가 연장 접전 끝에 케빈 나(29)를 꺾고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흥미진진했던 승부 뒤에는 애타는 사연도 많았다.
강지만(37)은 올 시즌 처음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2006년 이 대회 우승자다. 그해 상금랭킹 3위까지 오르며 투어를 주름잡았다.
강지만은 올해 투어 시드를 잃었다. 작년 상금랭킹 90위에 그쳤다. 다시 올라오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때도 장담할 수는 없다. 골프인생의 갈림길에 섰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골프백 하나 달랑 메고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생활은 힘들었다. 집까지 팔아 훈련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 시기 아내는 둘째까지 출산했다.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죽도록 훈련만 했다.
대회 첫날 만난 강지만의 얼굴은 유독 검게 보였다. 그는 “얼굴에 고생했다고 쓰여 있나요?”라고 되물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공동 23위에 올랐다. 상금은 960만원이다. 만족스런 성적은 아니지만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강지만은 “미 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 Q스쿨을 준비 중이다. 이대로 물러서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휘는 우승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자신의 뒷바라지에만 매달려온 부모님께 이제야 무언가 해드린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부분 프로골퍼들은 넉넉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김민휘도 그렇게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골프를 시작한 뒤로 집안형편이 어려워졌다. 아버지가 아들의 뒷바라지에만 신경 쓰다보니 사업이 잘 될 리 없었다. 김민휘에게 아버지의 희생은 짐으로 남아 있었다.
케빈 나는 고국에서의 첫 우승을 앞에 두고 연장전에서 통한의 3퍼트를 저지르는 불운을 맛봤다. 너무나도 아쉬운 퍼트였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