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일일 교사-홍보맨…팬사랑 보답하는 축구선수들

입력 2012-10-18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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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코치로 나선 부산 박종우.

[동아닷컴]

A매치 휴식기를 맞은 K리그의 축구선수들이 저마다 ‘멘토’, ‘축구 코치’, ‘일일 교사’, ‘홍보맨’ 등으로 변신해 색다르고 뜻 깊은 활동들을 펼쳐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축구선수로서의 ‘재능기부’ 활동들이 먼저 눈에 띈다. 선수단과 함께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FC의 선수들이 축구 코치로 변신했다. 조영훈, 레안드리뉴, 강현영 등 대구의 주전 선수들은 ‘건강한 학교! 즐거운 스포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3일 대구 지역 중학교 3곳(동부중, 대구동중, 불로중)을 찾아 직접 재능기부에 나서 축구 클리닉으로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성남일화는 주장 김성환 등이 15일 성남 판교중학교를 찾아 축구클리닉, 레크리에이션 등의 재능기부를 펼쳤다. 김성환은 “밝은 모습으로 진지하게 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며 “이런 뜻 깊은 행사가 성남과 K리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일교사로 나선 선수들도 있다. 송진형, 박진옥, 오봉진(이상 제주유나이티드)은 15일 제주 서귀포시 서호동에 위치한 새서귀포초등학교를 방문, 교통안전 캠페인을 전개하며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고, 체육시간에는 직접 축구 코치로 변신해 축구의 즐거움을 전했다. 점심시간에는 급식 도우미로 나서 어린이들에게 직접 배식을 해주며 바른 식생활 습관 실천을 도왔다. 송진형은 “이번에 함께 한 학생들이 홈경기 때 축구를 보러 오기로 약속했다. 기회가 된다면 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안상현 일일교사.



‘팬서비스’를 위해 선수들이 팔을 걷어붙인 선수들도 있다.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은 관중 증대를 위한 열띤 토론이 벌였다. 주장 황지수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은 10일 클럽하우스 회의실에서 ▲시즌 중에 선수단이 할 수 있는 사회 공헌 활동 ▲관중 증대를 위해 선수들이 스틸야드에서 해야 할 일 ▲Full 스틸야드를 위한 선수 개개인의 아이디어 ▲프로 야구에 비해서 프로 축구의 관중이 적은 이유 분석 등을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토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토론에 참여한 골키퍼 신화용(포항)은 “관중이 많이 오셔야 선수들도 더욱 힘을 받고 구단 입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이 진지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경기장에 주변 사람들과 함께 오셔서 포항 축구의 부흥을 위해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수원블루윙즈의 서정원 코치와 고종수 코치는 ‘말춤’을 추기로 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3일 서울과의 슈퍼매치 3만 관중 달성 시 말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건 두 코치는 오는 24일 홈경기에서 팬 20명과 함께 말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수원 희망동행.



대구 구단 임직원들도 ‘마음을 움직이는 대구FC의 고객감독 서비스’를 주제로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만족) 교육을 받아 더 좋은 팬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홍보맨’으로 나선 선수들도 있다. 이동국, 에닝요, 심우연 등 전북현대 선수들은 12일 ‘2012 완주 와일드 푸드 축제’에 참가해 팬사인회를 펼쳐 지역 축제 알림이를 자청했다.

제주의 오반석, 배일환, 이승희가 제주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제주시청 골목을 누볐다. 오는 21일 서울과의 홈경기를 홍보하기 위해 제주의 공식 서포터스 ‘풍백’과 함께 이례적으로 직접 홍보에 나선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하다 보니 조금 더 일찍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오반석), “팬들과 직접 만나니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반드시 골을 넣고 싶어졌다”(배일환) 등의 소감을 남겼다.

‘멘토’가 되어 프로선수로서의 꿈과 희망을 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부산아이파크의 올림픽대표 3인방 김창수, 이범영, 박종우는 부산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9일 열리는 청춘토크콘서트에 참여한다. 세 선수는 올림픽이라는 세계무대에서 겪었던 경험과 감동을 부산 지역 대학생들과 나눌 예정이다.

대구 안상현은 직업체험 프로그램 일환으로 대구의 본동복지관을 찾아 축구선수의 길을 시작한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에 대한 특강을 펼쳤다.

이범영.



따뜻한 소식도 전해졌다. 런던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이범영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전달된 한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직접 나섰다. 중국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다 하반신 마비로 축구를 그만두게 된 한 여학생이 이범영의 팬으로 유니폼을 구한다는 사연을 SNS에서 접한 이범영과 부산 구단은 14일 여학생의 집을 직접 방문해 희망을 전했다. 이범영은 “이번 일로 내가 얻고 배운 게 더 많다. 더 열심히 축구를 해야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에닝요는 지난 7일 전북 홈경기에서 라면 1번들(묶음) 이상 갖고 오는 관중에게 자비로 제작한 ‘에닝요 티셔츠’ 500장을 교환하는 행사를 펼쳤다. 이날 모인 3천여 개의 라면은 복지시설에 모두 기부된다.

다문화 가정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도 잊지 않았다. 성남은 ‘팬들에게 다가가는 10월의 성남’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지난 3일 한 영화관에 200여명의 다문화 가족을 초청해 선수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즐거운 명절 추억을 쌓았다.

이동국.



수원은 이번 가을 사회공헌 테마를 ‘희망동행’으로 정하고, 12일 곽희주, 김두현, 오장은, 서정진, 보스나가 경기도 장애인복지관을 찾아 풋살대회와 풋살축제에 참가해 팬사인회와 일일클리닉 등을 펼쳤다.

부산은 지난 6일 홈경기에 부산 시내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100명을 초청해 축구로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다문화가정 출신 축구선수이자 ‘지구촌 사랑나눔 및 지구촌학교’ 홍보대사인 강수일(제주)은 오는 21일 서울전 경기 수당을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한다.

대전시티즌은 오는 21일 지역민과 팬들을 위한 ‘대전시티즌 한마당’을 개최한다. 유상철 감독과 김형범, 케빈 등이 참가한 가운데 대전·충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 외국인을 초청해 다문화월드컵, 다문화가족체육대회, 팬미팅을 갖는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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