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하루만에 “돌아왔다 부산항에”…양승호감독 왜?

입력 2012-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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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은 그동안 고독한 싸움을 해왔다. 눈부신 투혼을 발휘했지만 외풍이 강했고, 구단은 칭찬에도 인색했다. 22일 
문학에서 열린 PO 5차전에서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로 오르는 그의 발걸음이 유난히 무거워 보인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롯데 양승호 감독은 그동안 고독한 싸움을 해왔다. 눈부신 투혼을 발휘했지만 외풍이 강했고, 구단은 칭찬에도 인색했다. 22일 문학에서 열린 PO 5차전에서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로 오르는 그의 발걸음이 유난히 무거워 보인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자진 사퇴서 복귀까지 되돌아본 24시간

KS진출 실패뒤 지인들과 심야 술자리
“내가 책임지겠다” 사퇴 의사 안 굽혀

23일 배재후 단장과 1시간 이상 회동
“코치 인사권 주겠다”약속…극적 컴백


롯데 양승호 감독은 23일 오후 부산에서 배재후 단장과 회동했다. SK와의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직후 양 감독이 자진사퇴 의사를 전격 표명한 터라 이날의 만남은 촉각을 곤두서게 했다.

배 단장은 “양 감독과 얘기를 나눠보니 사퇴 발언은 와전된 것 같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 단장은 “아시아시리즈 준비, NC에 줄 보호선수 엔트리 같은 사안을 두고 의논했다. 현재로선 양 감독의 거취에 대해 구단은 아무 생각이 없다. 구단은 최선을 다해 감독을 모셨고, 바깥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자, 그럼 모든 것은 하룻밤의 와전이고, 해프닝일까.


○양 감독의 확고했던 사퇴 결심

결론부터 말한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복수의 핵심 인사는 22일 밤 양승호 감독의 사퇴의사를 증언했다.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또 양 감독은 22일 PO 5차전이 끝난 뒤 서울시내 모처에서 지인들을 만나 새벽까지 통음하며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 감독은 ‘사퇴 이후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까지 고민했다. 그만큼 사퇴의사는 확고했다.

그런데 롯데는 사태를 없었던 일처럼 만들려 애쓰며, 한편으로는 양 감독에게 ‘재신임’ 시그널을 보냈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인사는 “23일 회동은 롯데가 양 감독의 사퇴를 만류하는 자리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배재후 단장은 “사퇴 얘기가 없었어도 원래 만나기로 했던 약속”이라 했지만, 감독이 쓸 수 있는 가장 비장한 카드를 꺼내든 마당에 롯데의 선택은 ‘양 감독의 사퇴를 받느냐, 아니면 만류하느냐’밖에 없었다. 또 양 감독이 “팀 미팅에서의 얘기가 의도와 다르게 알려졌다”고 말한 것은 롯데 구단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무엇이 양 감독의 마음을 돌려놨을까?

양승호 감독과 배재후 단장의 회동은 1시간 이상 진행됐다. 통상적 얘기만 나누고 끝낼 시간이 아니다. 회동의 핵심 중 핵심은 ‘코치 인사권’이었다. 양 감독은 취임 2년간 롯데를 PO에 올려놓았지만, 놀랍게도 코치 인사권은 구단이 쥐고 있었다. 롯데 구단은 이 자리에서 이것을 감독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이 말은 롯데가 양 감독을 다음달 아시아시리즈를 넘어 2013시즌까지 신임하겠다는 무언의 보증이나 다름없다.

롯데 장병수 사장이 24일 양 감독과 만나기로 했다. 양 감독에게 과거 2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폭적 지지를 해준 뒤, 2013년 성적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방향으로 롯데가 극적 전환을 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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