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투구 읽기] 힘보다 여우같은 피칭…윤성환 소리없이 강했다

입력 2012-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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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라이온즈 대 SK와이번스 경기에 선발 등판한 삼성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부담 큰 1차전 불구 볼카운트 불리할수록 호투
직구 무브먼트 최대한 살려…이지영과 호흡도 굿
안지만·권혁·오승환 강력직구…역시 최강불펜


윤희상 완투패 불구 명품 포크볼 리그 최고수준

삼성은 뜻대로 경기가 풀렸다. 선발 윤성환이 승리투수가 됐고, 불펜진의 위력도 막강했다. 최고의 출발이다. SK 윤희상은 불운했다. 완투했지만 1회 이승엽에게 맞은 홈런 한방이 아쉬웠다. 2차전서 삼성은 다승왕 장원삼을 내세워 홈 2연승을 노린다. SK 마리오가 또 한번 팀을 구할지 주목된다.


○윤성환, 놀랄 만큼 침착했다!

부담이 큰 1차전 선발이지만, 윤성환은 놀랄 만큼 침착했다. 공을 최대한 낮게 던지려 노력했다. 특히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 잘 던졌다. 타자가 유리한 상황에서 슬라이더로 맞혀 잡았고, 직구의 무브먼트를 최대한 살렸다. 정규시즌에서 5승을 합작한 포수 이지영과의 호흡도 좋았다. 힘에 의존하지 않고, 타이밍과 로케이션에 주력했다. 윤성환은 소리 없이 강했다.


○삼성 불펜, 직구가 역시 강했다!

위기에서 삼성 불펜은 강했다. 2-1로 앞선 6회초 1사 2루서 등판한 심창민이 공 2개로 위기를 막았다. 최정에게는 시속 146km의 직구를 던졌고, 이호준은 시속 148km의 직구로 막았다. 7회 무사 1루 위기는 안지만이 막았다. 볼카운트 2B-0S의 불리한 상황에서 세 타자를 범타로 막았다. 강력한 직구가 돋보였다. 8회 1사 1루서 등판한 권혁과 이어 나온 오승환의 직구도 강력했다. 특히 오승환은 직구 못지않게 예리해진 슬라이더가 눈에 띄었다.


○윤희상 완투패, 졌지만 잘 던졌다!

1회말 이승엽에게 통한의 2점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1B-1S서 던진 포크볼이 높게 컨트롤됐다. 실투라기보다는 이승엽의 타격감각이 너무 훌륭했다. 윤희상은 8이닝 동안 108구를 던지며 3실점으로 완투패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SK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라는 점을 또 한번 보여줬다. 윤희상의 직구와 명품 포크볼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던지면 던질수록 경기운영도 좋아지고 있다. SK는 윤희상의 완투로 불펜을 아꼈다. 하지만 그가 던졌을 때 이기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삼성의 ‘1+1 전략’, 심창민 절반의 성공!

삼성 류중일 감독은 ‘1+1 전략’으로 마운드를 운용한다. 선발과 또 한명의 선발을 한 경기에 투입하는 전략이다. 윤성환 장원삼 탈보트 배영수를 4차전까지 선발로 기용하고, 차우찬 고든 심창민을 선발의 투구이닝에 따라 탄력적으로 등판시킨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 등판한 심창민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6회 위기를 잘 넘겼지만, 7회 연속으로 6개의 볼을 던지며 위기를 자초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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