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사슬로 얽혀있는 FC서울(1위), 전북 현대(2위), 수원 삼성(3위)이 우승 고비가 될 3주간의 치열한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왼쪽부터 각 팀의 최전방 공격수 데얀(서울), 이동국(전북), 라돈치치(수원). 스포츠동아DB
K리그 우승 팀의 향방이 3주 내 결정된다. 1위 FC서울(승점 79)과 2위 전북 현대(72)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37라운드를 펼친다. 사실상의 챔피언결정전이다. 이어 11월4일 38라운드에서는 서울과 3위 수원 삼성(65)의 슈퍼매치가 열리고, 11월11일 39라운드에서는 수원과 전북이 대결한다. 상위 3팀이 번갈아 맞붙는 뜨거운 3주다. 서울이 2연승하면 우승이 사실상 확정적이지만 반대로 2연패 당하면 대혼전이 예상된다. 이들 3팀은 먹이사슬 관계로 얽혀 있어 더 관심을 끈다. 서울은 전북에 최근 5경기 무패(3승2무)로 강하지만 수원에는 7연패로 고전 중이다. 서울의 천적 수원은 전북에 최근 4무7패로 힘을 못 쓴다. 우승 레이스의 분수령이 될 향후 3주 판도를 스포츠동아 기자들이 예측했다. 고참 윤태석 기자는 서울, 중간 기수 남장현 기자는 수원, 막내 박상준 기자는 전북 담당이다.
○서울 담당 윤태석기자
최근 전북상대 5경기 무패 알긴 알아?
비까지 내려주면 하늘이 돕는거지 뭐
○전북 담당 박상준기자
닥공+수비 밸런스…기록이 최고 증명
서울은 ‘무공해’ 축구래요…또 전원수비?
○수원 담당 남장현기자
조동건 부활했지, 라돈치치 살아나지…
서울-전북 지쳐 쓰러지면 우린 생큐지!
○먹이사슬
윤태석(이하 윤) : 서울 우승 확정까지 3주 남았군.
남장현(이하 남) : 아니….(갑자기 말을 끊는 박상준 기자)
박상준(이하 박) : 선배, 2위 팀인 저부터 말할게요.
남 : ….
박 : 서울 우승을 말하기는 너무 이른 거 아닌가요?
남 : (후배를 노려보며) 나 말해도 되니? 어쨌든 우리가 서울 잡아줘야 전북도 좋잖아?
윤 : 수원은 토요일에 서울과 전북 중 어떤 팀을 응원할거야?
남 : 비기면 고맙죠. 수원이 1,2위와 승점 차 좁힌 뒤 막판 극적 우승해야하니까.
윤 : 토요일에 비가 온다던데 서울이 수중전에 강한 거 알지?
박 : 제가 기록을 봤는데 최용수 감독이 지휘봉 잡은 뒤 수중전 5승3무2패네요. 이게 그렇게 강한 건가요? 최 감독이 너무 과장된 세리머니하면서 과대포장된 것 같은데요.
윤 : 중요한 경기에서는 늘 이겼어. 그걸 잊지 말라고.
박 : 윤 선배, 팬들이 전북-서울 경기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닥공(닥치고 공격)vs무공해(무조건 공격 안 해)래요. 하하. 이번에도 전원수비?
남 : 그래. 서울은 수원과 붙을 때도 잠그기만 하더라.
윤 : (남 기자를 향해) 1,2위 팀 말씀하고 계시니까 3위는 잠깐 빠지고…. 최 감독이 화끈한 축구 약속했으니 각오하라고. 서울이 전북에 최근 5경기 무패인거 알지.
박 :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겁니다.
남 : (서울이 전북에 강한 것에 대해) 그게 무슨 징크스야. 수원처럼 서울에 2년간 7연승 정도는 해야지.
윤 : 그러는 수원은 전북에 왜 약해? 홈에서 두 번이나 5골씩 내주지 않나….
남 : 서울처럼 전원수비하면 5골 내줄 일도 없겠죠. 뭐.
○슈퍼매치
윤 : 내가 서울 담당인 걸 떠나 11월4일 슈퍼매치는 정말 기대되는군.
남 : 기대를 절망으로 바꿔드리죠. 수호신(서울 서포터)과 사이좋게 누워서 선수단 버스 가로막아 보세요.
박 : 축구 관계자들은 서울이 우승해도 수원 못 이기면 반쪽짜리 우승이라고 하네요.
윤 : 이번에는 반드시 수원을 묵사발 내줄 거야.
남 : 흥분해서 경기 망치지나 마시고요.
윤 : 수원은 서울과 전북에 연달아 져서 3위도 위태로워질 거야. 이번 3강 싸움의 최대 피해자는 수원이 될 것 같아.
박 : 하하. 저도 그 부분은 동감입니다.
○키 플레이어
윤 : 시즌 막판이 될 수록 데몰리션(데얀-몰리나) 콤비처럼 검증된 공격수를 보유한 서울이 유리하지 않을까.
박 : 전북에는 이동국과 외국인 트리오(에닝요, 레오나르도, 드로겟)가 있죠. 그런데 수원은 누가 있죠?
남 : 스테보와 라돈치치를 벌써 잊었나?
박 : (비꼬듯) 아, 겨우 11골 넣은 라돈치치와 8골 넣은 스테보요?
남 : 그 뿐이 아냐. 조동건이 부활했고, 에벨톤C도 복귀했어. 쏠림 현상도 적어지니 스테보와 라돈치치 위력도 살아나겠지.
윤 : 부상 병동 전북은 어때?
박 : 김상식이 왔고, 김정우도 대표팀에서 복귀했죠. 임유환도 부상을 완전히 털었고요. 조성환도 11월 초부터 뛸 수 있어요.
윤 : 서울은 김치우-이종민-최효진 전역 트리오가 모든 준비를 마쳤어.
남 : 특급 미드필더 김두현 정도면 모를까. 사람들이 관심이나 있겠어요?
윤 : 3명 모두 2010년 우승 멤버지. 최 감독이 이 3총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보라고.
박 : 하대성은 지난 번 제주 경기 뛰는 거 보니 완전 비실거리던데요.
윤 : 그 때는 장염과 컨디션 난조가 겹쳤지만 살아났어. 전북은 왼쪽이 완전히 붕괴됐다며? 서울 측면공격에 속수무책이겠군.
박 : 박원재의 부상과 진경선의 경고누적이 아쉽지만. 마철준도 있고 정훈도 있어요.
남 : 다들 고민이 많은가 보네. 수원은 딱히 전력 누수가 없어. 주전부터 서브까지 빈틈없는 수원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겠군.
○울산 변수
남 : 서울과 전북이 격전을 벌인 뒤 지쳐 쓰러질 때 수원은 즐거운 마음으로 승점3 추가해 놓겠습니다. 왜인지 아시죠?(수원은 28일 5위 울산(58)과 홈경기가 있다. 울산은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마치고 27일 귀국해 수원과 경기 때 정상전력으로 나설 수 없다)
박 : 남 선배는 울산도 담당구단 아니에요? 울산이 서운해 하겠는데요.
윤 : 그래. 장현이는 수원과 울산 중 누구를 응원하나?
남 : 울산은 챔스리그, 수원은 K리그 우승할겁니다.
윤 : 그나저나 서울도 11월11일 39라운드 때 울산 만나거든. 울산이 3강 싸움에 큰 변수가 되겠어. 그러고 보면 전북은 운도 좋지?(전북은 10월17일 주전 상당수가 빠진 울산에 3-1로 이겼다)
박 : 무슨 말씀. 주전 빠진 팀이 더 무서울 때도 있는 법이에요. 수원도 울산 조심해야 할 걸요.
남 : 울산 김호곤 감독도 그런 기대를 갖고 계시더라고.
박 : 울산은 3강 싸움에 괜히 끼지 말고 챔스리그 우승에나 집중하는 게 어때요?
○사령탑 리더십
윤 : 올해 서울 우승으로 최 감독의 맏형 리더십이 큰 주목을 받겠군.
남 : 맏형 리더십은 최 감독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이 1인자 아닌가요?
박 : 맞아요. 홍명보 리더십은 윤 선배가 런던올림픽 때 줄기차게 쓰던데. 진짜 맏형 리더십은 누구죠?
윤 : 아빠, 엄마 중 누가 좋은지를 묻는 유치한 질문이라 노코멘트. 전북, 수원은 사령탑 리더십의 키워드가 뭐지?
박 : 팬들이 열광하는 닥공 플러스 안정적인 수비의 밸런스 축구죠.
남 : 윤성효 감독은 기다림의 리더십이죠. 초반에 힘들었지만 지금 어느 때보다 단합이 잘 되고 있잖아요. 주장 곽희주의 뜨거운 눈물 아시죠?
윤 : 그래. 다들 진정하고. 이쯤에서 마치자. 이제 경기장으로 가서 결과를 지켜보자고.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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