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감독 “김광현은 최후의 반전카드”

입력 2012-10-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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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7’을 꿈꾸는 SK의 희망은 김광현이다. 2007년 KS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1승2패를 당하며 위태로웠던 SK를 우승까지 이끌었던 에이스가 2012년에도 팀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문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5년전 KS 대역전 우승 이끈 김광현
“컨디션 회복 먼저” 4차전 선발 대기
비 예보…3차전 밀리면 김광현타임


꼭 5년 전이다. 2007년 10월 26일은 ‘김광현 비긴즈(Begins)’가 개봉한 날이었다.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리던 SK는 10월 26일 4차전 선발로 고졸 루키 김광현을 투입했다. 이에 맞서 두산 선발은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20승 투수 리오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줄 알았던 이 4차전에서 김광현은 믿기지 않는 괴력투(7.1이닝 1안타 9탈삼진 무실점)로 KS의 물줄기를 돌려놓으며 ‘대한민국 에이스’의 출현을 알렸다. 여세를 몰아 SK는 5·6차전을 내리 따내 2패 후 4연승이라는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내며 창단 첫 KS 우승을 차지했다.


○어게인 2007년을 꿈꾸며!

5년 뒤 10월 26일 SK 선수단은 삼성과의 KS 3·4차전 준비를 위해 문학구장에서 훈련했다. 대구 원정 1·2차전의 연패 탓인지 침체돼 있었다. SK 이만수 감독과 산전수전 겪어본 선수들은 “뭔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도 그냥은 안 진다. 한번은 흐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의 반전과 같은 임팩트가 필요하고, 그 방아쇠가 김광현이기를 바라는 것이 선수단의 한마음이었다.

이 감독이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서 “SK하면 김광현”이라고 밝혔듯 SK 선수단에 김광현은 ‘부적’같은 상징성을 지닌 존재다. 단순한 에이스 차원을 넘어 김광현이면 이길 것 같다는 희망을 공유한다. 어쩐지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운이 따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SK는 27일 3차전 선발로 부시를 예고했다. 그런데 27일 비가 예보돼 있다. “3차전이 28일로 밀리면 부시가 그대로 나올지 알 수 없다”고 이 감독은 밝혔다. 김광현을 향한 미련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감독은 “(예정대로 가면) 4차전 선발이 김광현”이라고 했다. “김광현 말고 다른 투수 있나?”라고 이유를 댔다.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김광현 KS 4차전 등판의 의미

사실 이만수 감독과 성준 투수코치는 3차전에 김광현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25일 KS 2차전 직전 김광현의 불펜피칭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롯데와의 PO 5차전 선발등판의 피로도가 아직 남아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3차전 부시는 대체선발인 셈이다. SK는 부시 뒤에 채병용을 붙여 ‘1+1 선발’로 3차전에 임한다. 큰 경기에 강한 송은범까지 상태가 안 좋아 마운드 운용의 폭이 좁아졌다. “김광현만 남기고 3차전에 총력전을 벌인다”는 말을 뒤집어보면 4차전, 더 나아가 KS의 운명을 김광현에게 맡긴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김광현은 “롯데와 플레이오프 때 일부러 더 모션을 크게 했다. 팀원들에게 2007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다시 ‘김광현 타임’이 올 것인가.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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