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울산 2군의 반란…3위 전쟁 불 붙었다

입력 2012-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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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들 빠진 울산,헝그리정신으로 수원과 0-0
체력안배·원정승점…김호곤 “K리그 포기안해”
포항도 경남 4-0 꺾고 3위 경쟁 대열 전격 합류


“이럴수록 더 부담이죠. 이겨야 본전인데….”(수원 삼성 윤성효 감독)

우려는 현실이 됐다. 수원은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7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 현대와 득점 없이 비겼다. 모처럼 이어졌던 연승 행진이 ‘3’에서 마감됐고, 2위 도약의 희망도 가물가물해졌다. 특히 뼈아픈 건 울산이 이날 주전들을 대거 제외하고 2진급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잘 차려진 밥상을 스스로 걷어찬 수원의 승점은 66. 만약 수원이 이겼다면 27일 선두 FC서울과 안방에서 비긴 2위 전북(승점 73)과 격차를 승점 5까지 줄일 수 있었지만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맞았다. 더구나 4위 포항 스틸러스는 이날 경남FC를 4-0으로 완파하며 승점 62로 바짝 따라붙어 수원은 3위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3위 안심할 수 없는 수원과 포항 울산의 추격전

울산의 올 시즌 최종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패권이다. 한 때 리그와 FA컵까지 동시 석권을 노렸지만 지난 달 26일을 기점으로 노선을 아시아 무대로 확실하게 정했다. 서울과 홈 대결에서 0-1로 져 리그 정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이 섰다.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챔스리그 8강 라운드를 통과했지만 리그 순위는 계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울산 김호곤 감독도 “챔스리그 올인”을 외쳐 선수들의 부담을 줄였다. 3위 확보의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포항 스틸러스가 FA컵을 평정하면서 수원은 표정관리에 들어갈 판이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것도 상대는 ‘차-포’를 모두 뗀 울산이었다.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챔스리그 4강 1차 원정(3-1 울산 승)를 떠났던 울산은 27일 오전에야 귀국했다. 31일 홈에서 대회 2차전이 예정돼 주축들의 피로누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키퍼 김영광 정도만 엔트리를 채우기 위해 동행했을 뿐 베스트 11명 중 10명은 수원 대신 울산행 열차에 올랐다.

당연히 킥오프 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울산은 ‘혹시나’ 이변을 기대했고, 홈 팀은 ‘어쩌면’ 이변을 우려했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제자들에게 “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배고픈’ 선수들이 대거 투입된 울산이 기 싸움에서 이겼다.

김호곤 감독은 “(3위에 들어야) 내년 챔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원정 승점까지 소득이 많았다. K리그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윤 감독은 “염려대로 좋지 않았다”며 씁쓸해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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