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은 4일 경북 경산볼파크에서 2012아시아시리즈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삼성 주축 선수들 중 일부는 이날 훈련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5일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 및 개인 타이틀 시상식이 열리기 때문. 다승왕(17승) 장원삼, 세이브왕(37세이브) 오승환, 승률왕(0.824) 탈보트까지 3명이었다. 휴식시간에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이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누자 박석민(사진)은 “누구누구 서울 가냐”며 ‘급’관심을 나타냈다. 옆에 있던 이승엽은 “석민아, 너하고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며 일침을 놓았다. 그러자 박석민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꾸를 했다. “왜요? 저 사구왕인데요.”
그 순간 폭소가 터졌다. 올 시즌 27차례나 투구를 몸에 맞아 SK 최정(21사구)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자신이 사구왕에 올랐다는 것. 한참을 웃던 이승엽은 “너 때문에 얼굴에 여드름 생겼다”며 다시 한번 태클을 걸었다. 1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샴페인을 입에 잔뜩 머금은 박석민이 앞에 사람이 보이면 닥치는 대로 ‘하마’처럼 뿜어댔는데, 그때 이승엽의 얼굴도 공략당한 것. 박석민의 ‘샴페인쇼’에 류중일 감독의 얼굴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석민은 장난스럽게 웃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그래서 제 별명 바로 생겼잖아요. ‘용가리 박’이라고.” 못 말리는 박석민이다.
경산|이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