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효 “어느덧 30대…아직 사랑보단 일이 좋아”

입력 2012-11-2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자칼이 온다’로 코믹 캐릭터에 도전한 송지효. 변치 않는 신선한 매력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영화 ‘자칼이 온다’의 어설픈 킬러 역, 송지효

벌써 데뷔 10년…이젠 내가 돌봐줘야 하는 위치
30대 여배우? 감성은 풍부해지고 책임감도 생겨
사랑이란 또 다른 일상…나도 세월을 먹나 보다

이제 10년이 됐다. 30대의 문턱도 막 넘어섰다.

“10년이면 그 내공이 얼마나 셀까, 선배들의 모습을 늘 바라보기만 했는데…. 호호! 벌써 저도 10년이네요!”

2003년 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으로 연기 데뷔한 송지효. 15일 개봉한 영화 ‘자칼이 온다’(감독 배형준·제작 노마드필름)를 새롭게 필모그래피에 추가한 그는 극중 ‘어설퍼도 너무 어설픈’ 킬러다. ‘자칼이 온다’는 극중 킬러 송지효가 톱스타 김재중을 제거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그가 투숙한 호텔로 잠입해 벌이는 소동극. 데뷔 이후 처음으로 코믹한 캐릭터에 도전한 송지효는 상큼한 외모와는 대비되는 상황의 유머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포스터나 영화 속 내 모습이 멋있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왠지 딱 각 잡고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 얼굴의 똘망똘망하게 예쁜 눈망울에선 10년 전 풋풋했던 신인 시절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났다. 또 배우이면서 한 여자로서 송지효의 웃음 역시 발랄하다. “그렇게 빨리 지날 줄 몰랐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강산도 변하게 한다는 10년 세월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발랄한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뭔가는 달라졌음엔 틀림없으니, 그건 바로 깊어진 감성과 책임감이다.

“뭔가를 책임지고 갈 시기인 것 같다. 일종의 주인의식이랄까. 데뷔작인 ‘여고괴담3-여우계단’은 지금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다. 그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했다. 미친 듯 달려들어 연기한 건 아니었을까 싶다.”

초심의 모습을 떠올리는 송지효는 그런 열정의 시행착오로서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냈다. “손익을 따질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고 말하지만 “감성은 풍부해졌고, 어느새 언니, 오빠라고 부르던 주변인들의 당시보다 더 많아진 나이에 이제 내가 그들을 봐줘야 한다”는 말은 누구보다 성숙하게 성장한 한 배우의 여유로움을 읽게 한다. 응석과 투정을 받아 줬던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알면서 그 자신 스스로를 더욱 깊은 감성으로 채워 왔으니 말이다.

일을 끝내고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려 노력한다는 그는 “일상도 세월을 먹나 보다”며 웃었다. 그 흐르는 시간 속에서 30대에 접어든 그에게는 또 다른 일상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이미 세상에 알려진 남자친구와 따스한 사랑을 키워 가고 있는 그에게 결혼에 관해 물었다.

“아직은 나만의 생활 혹은 일상의 패턴을 잃고 싶지는 않다.”

연기로 관객과 시청자를 만나야 할 무대가 아직도 많은 여배우로서 송지효은 자신의 소중한 일에 대한 사랑을 그렇게 표현한다. 설 무대가 숱하고, 만날 관객과 시청자가 여전히 애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지금, 송지효는 30대의 문턱을 이제 막 넘어서서 자신이 걸어가야 할 앞길을 응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송지효는 “화려한 행복보다는 알콩달콩한 행복도 좋아 보인다”고 말한다. 배우가 아닌, 여자로서 송지효의 소박한 그래도 아직은 미래형의 행복은 그렇게 커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또 그렇게 ‘송지효가 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