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나는요∼ 야구가 좋은 걸∼ 서건창의 ‘좋은 날’

입력 2012-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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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선수로 입단해 생애 한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쥔 넥센 서건창은 스포츠동아와의 트위터 인터뷰에서 그간의 심경과 앞으로의 각오를 
털어놓았다. 서건창이 목동구장에서 엄지를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신고선수로 입단해 생애 한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쥔 넥센 서건창은 스포츠동아와의 트위터 인터뷰에서 그간의 심경과 앞으로의 각오를 털어놓았다. 서건창이 목동구장에서 엄지를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두 번의 신고선수 입단은 좋은 날 위한 힘든 날
신인왕 탄 지금…이제 ‘야구인생 1회’ 끝난 것

개막전 데뷔 첫 안타에 수훈선수 등극 못 잊어


롤모델은 정근우…‘면도기 선물’ 언제든 환영

넥센 서건창(23)은 올해 새로운 ‘인간 승리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가 단 1경기만 뛴 채 방출됐고, 군복무를 마친 지난해 11월 넥센의 입단 테스트를 통해 간신히 신고선수로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올해 팀의 주전 2루수로 자리를 굳힌 데다, 생애 단 한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팬들은 스포츠동아 트위터 인터뷰 질문을 통해 서건창의 ‘성공신화’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서건창은 차분하게 그간의 심경과 앞으로의 각오를 털어놓았다. 서건창의 친필 사인볼을 받을 팬은 @merong_merong_, @opallios21, @xowjd1128이다.


-어린 나이에 방출과 2번의 신고선수 입단을 비롯해 많은 경험을 했는데, 야구를 포기할 만한 상황에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인물은 누구인가요?(@merong_merong_)

“아무래도 가족이죠. 그 중에서도 어머니께서 제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게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또 고등학교(광주일고) 감독님이셨던 허세환 감독님(현 인하대 감독)과 코치님이셨던 김선섭 현 감독님이 도움도 주시고 좋은 말도 많이 해주셨어요.”


-다시 태어나서 또 이런 과정을 겪는다 해도 야구를 할 건가요? (@merong_merong_)

“(신중하게 고민한 뒤) 네. 또 야구를 할 것 같아요. 힘들 때는 정말 죽을 것 같지만, 야구가 잘 될 때는 이만큼 재미있는 게 없거든요. 좋은 날이 있으려고 힘든 날도 있으니까요.”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한 고교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격려가 있을까요?(@jkyoon87)

“정말 자신이 있다면 신고선수로 입단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저도 열아홉 살에 무턱대고 뛰어들었거든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요. 하하. 하지만 대학에 가서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그 사이에 노력하면 많이 발전할 수 있잖아요. 다 자신의 선택이니, 쉽게 포기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강정호 선수와 키스톤 콤비를 이루고 있는데요. 타 팀 선수 중에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유격수가 있는지요.(@3139415053)

“아니오. 정호 형이 저에게는 최고의 유격수예요. 키스톤콤비끼리는 긴밀한 호흡이나 서로에 대한 배려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정호 형이 늘 도움을 줘요. 어려운 공도 쉽게 처리해서 다음 플레이에 지장 없게 도와줍니다.”


-힘들어도 꿋꿋하게 꿈을 접지 않은 모습이 저에게 큰 귀감이 됩니다. 그 시기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겨냈나요.(@lily8118)

“주변 사람들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소속팀조차 없는 상황일 때도 주위에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포기하거나 실패하면 그 분들을 떳떳하게 못 볼 것 같아서 이를 악물었어요.”


-등번호 14번을 달게 된 계기는?(@sunfl777) 특별히 탐나는 등번호가 있나요?(@minjeong0510)

“사실 다들 고르고 남는 것 중에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한 거예요. 하지만 이 번호 달고 잘 됐으니 그냥 쭉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는?(@match_one1)

“국내에선 SK 정근우 선수. 플레이 스타일을 늘 좋아했어요. 해외에선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가 멋져요. ‘어떻게 저런 공을 저렇게 치나’ 싶어 감탄사가 나와요.”


-첫 홈런 치셨을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Luvunex_14)

“추석 전날, 한화 바티스타한테 쳤어요. 솔직히 넘어갈 줄 몰랐어요. 사실 시즌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 주변에서 ‘전광판에 홈런수 0이 뭐냐. 한개만 치라’고 했거든요. 사실 그런 말 들으면서도 별로 욕심이 없었는데, 막상 타구가 넘어가니까 정신이 좀 없던데요. 하하하. 그라운드를 그냥 천천히 돈다는 것 자체가 좀 어색했고. 덕아웃 들어와서도 붕 뜬 기분이라 실감이 별로 안 나더라고요.”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2021950)

“아무래도 개막전이죠. 그런 큰 경기에 처음 나가봤고, 데뷔 첫 안타에 첫 타점에 결승타까지 됐으니까요. 아, 그리고 TV 수훈선수 인터뷰도 했네요. 부모님이 집에서 TV로 보셨는데 정말 좋아하셨어요.”


-신인왕을 탄 지금까지를 야구 한 경기에 비유한다면 몇 회까지 오셨나요?(@xowjd1128)

“이제 1회가 끝난 것 같아요. 1회초에는 생각보다 시작이 안 좋았지만, 1회말에 단추를 잘 꿰어서 역전한 것 같아요. 이제부터 진짜 잘해야죠.”


-넥센 선수들의 외모 서열을 따진다면 본인은 몇 위라고 생각하시나요?(@olG_Gu05) 본인이 생각하는 팀 내에서 가장 잘생긴 선수 1∼3위를 뽑아주세요.(@airelles0)

“글쎄요. 다섯 손가락 안에는 못 들 것 같네요. 순위는 1위 심수창, 2위 강정호, 3위 김민성.”


-수염이 빨리 자라는 편인가요? 늘 얼굴에 수염이 있는 것 같아요.(@tshiplee)

“네. 평균보다는 빨리 자라는 편이에요. 면도기 좀 선물해주세요. 하하하.”


-현역으로 군복무를 하셨는데, 군대에서 재미있었던 일이 있었나요?(@okskjs)

“아무래도 체육대회를 하면 상대팀에서 저를 좀 꺼려했죠. 소프트볼을 많이 했는데, 야구랑 비슷하잖아요. 약간의 페널티를 주고 해도 저에게는 안 되니까. 하하하. 그리고 축구도 잘 했어요. 운동을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서건창에게 신인왕의 의미는?(@opallios21) 신인왕 받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don8097)

“신인왕은 저에게 그동안 흘린 땀의 대가죠. 시상식 때 전혀 안 떨릴 줄 알았는데, 개표가 시작되니까 좀 긴장되더라고요. 단상에 올라가니 앞이 잘 안 보이던 기억도 나고요. 상 받고 달라진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틀 동안 휴대전화에 불이 난 듯 연락 오고, 그게 끝이었어요.”


-내년에 ‘2년차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지 궁금합니다.(@homer1084 @jey724k)

“상대팀에서 2년차 때는 견제가 좀 심해질 테니,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준비를 하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오히려 심리적으로 얼마나 의식하지 않고 부담감을 떨쳐내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아요. 마음의 짐을 이기는 게 숙제죠.”


“좋은 지도자, 좋은 가장 될래요”


● 30년 후의 내 모습은?

“선수들과 소통하는 좋은 지도자가 돼 있었으면 좋겠어요. 타격이든, 수비든, 주루든 어떤 보직이든 좋아요. 야구장에 있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당연히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서 좋은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넥센 서건창이 기발한 질문을 던진 팬 3명에게 선물할 친필 사인볼을 한 손에 들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넥센 서건창이 기발한 질문을 던진 팬 3명에게 선물할 친필 사인볼을 한 손에 들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넥센 서건창은?

▲생년월일=1989년 8월 22일
▲키·몸무게=176cm·80kg(우투좌타)
▲출신교=송정초∼충장중∼광주일고
▲프로 경력=2008년 LG 신고선수, 2012년 넥센 신고선수
▲2012년 연봉=2400만원
▲2012년 성적=127경기 433타수 115안타(타율 0.266) 70득점 40타점 39도루(2위)
▲수상 경력=2012년 최우수 신인선수


정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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