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막영애’ 서른넷 김현숙의 일과 사랑, 돈을 말하다

입력 2012-12-07 11: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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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씨 아니, 김현숙(34)을 만났다.

케이블채널 tvN 시즌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이영애로 더 잘 알려진 배우 김현숙. 지난 2007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으로 시작해 6년을 달려 벌써 시즌11까지 왔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 드라마인 만큼 시청자들은 김현숙이 극 중 이영애와 동일 인물이라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고. 직접 이야기를 나눠본 김현숙은 실제로도 이영애와 무척 닮아있는 모습이었다.

강한 모습 뒤 여린 면모, 사랑에 비관했다 다시 웃는 로맨티스트, 돈벌이는 늘 “아직 목마르다”고 말하는 그.

서른넷 김현숙의 일과 사랑, 돈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 “완벽주의 성향…재수 없어 보일 정도죠”


“새로운 일을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오면 제가 뜸을 많이 들여요. 남들이 보면 재수 없게 생각할 정도죠. 하지만 어떻게 해요. 뭔가를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걸요.”

다부진 말투였다. 지난 11월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1’과 동명의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를 동시에 시작한 김현숙의 부담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간다.

“감독님이 집 앞까지 찾아오셨더라고요. 특히 뮤지컬은 창작극이 얼마나 힘든지 과거에 경험해봐서 알거든요. 세 번 정도 고사했다가 ‘고생하는 만큼 배우는 것도 많겠지’라고 생각해 시도했어요.”


과거 홀어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살던 학창시절에도 그는 남다른 일욕심이 있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특히 요식업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죠. 떡볶이가게, 고깃집, 횟집, 칼국수 가게…. 일을 하면 또 완벽하게 해서 당시 1인분 1200원하는 떡볶이 가게에서도 팁을 받았다니까요.”

힘겹게 살았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어릴 적부터 꿈꿔온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무대에 오르기 전 과거 부산에서 트렁크 하나 들고 상경해 324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려요. ‘내가 결국 꿈꿔온 일을 하고 있구나’ 상기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사랑> “결혼 안 하려 했다가 마음 바뀐 이유는…”

김현숙은 올해 나이 서른넷, 한달 뒤 서른다섯을 바라보고 있다.

그에게 결혼계획을 묻자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앞서 타 방송들에서 그는 훈남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극 중 키스신들에 대해 남자친구가 질투하지 않느냐 묻자 도리어 “내 말이요”한다.

그는 남자친구가 “워낙 과묵한 스타일이긴 해요”라며 “드라마며 뮤지컬에서 키스신을 하는데 하도 질투를 안 하는 눈치길래 ‘넌 아무렇지도 않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좋겠냐. 내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거야?’라고 묻더라고요. 그 뒤로 그런 투정이 쏙 들어갔죠”라며 웃어 보인다.

과묵한 듯 다정한 남자친구의 영향일까? “결혼을 안 하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과거와는 달리 결혼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달라졌다.

“여자들이 결혼에 대해 꿈꾸는 환상이 있잖아요. 신데렐라 콤플렉스 같은 거요. 그게 어느 순간 다 깨지고 현실을 직시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결혼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죠.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평생 내 편 한 명이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또 결혼이 배우로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저는 평생 배우를 할 거니까 부인, 엄마라는 입장이 돼보는 경험도 큰 배움이 될 것 같고요.”

▶<돈> “의사인 친오빠보다 10배 번다? 진실은…”

김현숙은 과거 tvN ‘스타특강쇼’에서 “피부과 의사인 친오빠보다 연봉이 10배 이상 많다”고 말해 크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내니 김현숙의 인상이 먼저 찌푸려진다. 그는 “아휴, 아니에요. 제가 말한 중 특정 부분만 강조돼서…. 그것 때문에 정말 곤욕 많이 치렀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당시 강의에서 학창시절 오빠보다 공부를 많이 못 했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나의 꿈을 이뤄 현재 잘살고 있다는 희망 메시지를 전했어요. 강의를 마치고 한 관객이 연봉을 묻길래 오빠와 비교해서 말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 시기에 부산 지역 대학병원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의사 오빠보다 7배에서 10배 정도 더 많이 번다고 설명했는데…. 절대 많은 금액은 아니었어요. 홍보를 하다 보니 과장이 된 거죠.”

이에 기자가 ‘지금은 그래도 만족할 만큼 벌지 않았냐’고 묻자 “만족이요? 항상 목마르다. 히딩크처럼…”이라고 농담 어린 진담을(?) 전한다.

“출연료도 생각보다 적어요. 처음 ‘막돼먹은 영애씨’를 기획할 때 대표님이 나를 모델로 해서 이렇게 진행해보자 제안했는데 정말 모두가 반대했어요. 연극을 하긴 했지만 다들 ‘출산드라’로 뜬 개그우먼이라고 생각했죠.

타이틀롤임에도 출연료를 정말 낮게 불렀지만 하겠다고 했어요. 잘 해내고 난 뒤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됐을 때 요구를 하겠다며 속으로 칼을 갈았죠. 자신감이 있었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잘 벌긴 하지만 만족하진 않아요.(웃음)”

하지만 목마르다고 해서 그가 돈을 좇아 살아온 것은 아니다.

“사실 돈만 바라보면서 행사, 밤무대 등을 뛰었으면 수십억 더 벌었겠죠. 하지만 저는 절대 행사, 밤무대 안 뛰었어요. 나중에도 옛날 포스터들이 돌더라고요. 돈이 아닌 배우가 돼야겠다는 확고한 꿈이 있었기에 그 꿈을 좇으며 달려왔어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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