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4시3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삼성 장원삼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투수 부문 장원삼-나이트 최대 접전
장원삼 “내 이름 불려져 심장이…”
손아섭, 351표 중 313표 최다득표 영광
작년 ‘0’ 수상 넥센, 올핸 최다수상 우뚝
포지션별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2012 팔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가운데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10개 포지션의 수상자가 드러났다. 이번 골든글러브에서 나타난 현상들을 들여다본다.
○손아섭 최다득표 영예
롯데 외야수 손아섭이 최다득표의 주인공이 됐다. 손아섭은 총 유효표 351표 중 313표를 얻어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득표율 역시 89.2%로 최고를 기록했다. 지명타자 부문 삼성 이승엽(295표)과 유격수 부문 넥센 강정호(293표)가 뒤를 이었다.
○최대 격전지는 투수 부문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곳은 투수 부문이었다. 올 시즌 17승으로 처음 다승왕을 차지한 삼성 장원삼은 128표를 얻어 넥센 나이트(121표)를 단 7표차로 제치고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나이트는 방어율(2.20) 1위에다 다승(16)과 승률(0.800)에서도 2위에 올라 2009년 로페즈(KIA) 이후 3년 만에 외국인선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했지만, 아깝게 수상에 실패했다. 장원삼은 시상식 후에도 떨리는 목소리로 “나이트가 될 줄 알았는데 내 이름이 불려져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나이트도 기대를 많이 했을 텐데 미안하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받고 싶은 상이었다. 한국시리즈보다 더 긴장됐다.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급부상한 넥센
넥센은 2008년 팀 창단 후 그동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사실상 변방에 머물렀던 팀이다. 지난해 1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팀 역사상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2009년 외야수 이택근과 2010년 유격수 강정호, 2명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유격수 강정호 등 3명을 배출하며 9개 구단 중 최다수상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병호는 “우리가 해냈다”며 함께 수상한 동료들을 껴안았다. 삼성(이승엽 장원삼)과 롯데(손아섭, 포수 강민호)는 2명씩, SK(3루수 최정)와 LG(외야수 박용택), KIA(외야수 이용규)는 1명씩의 수상자를 내놓아 자존심을 살렸다. 반면 두산과 한화에는 올해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없었다. 특히 두산은 유일하게 2년 연속 황금장갑 수상에 실패한 팀이 됐다.
○최다 수상 이승엽…그리고 첫 수상자들
1루수로만 7차례 황금장갑을 받은 이승엽은 올해 생애 처음 지명타자 부문 주인공이 되면서 8차례나 골든글러브를 차지해 한대화 양준혁과 함께 역대 골든글러브 최다수상 타이를 기록했다. 강민호와 이용규는 개인통산 3번째, 박용택 최정 손아섭 강정호는 2번째 수상에 성공했다. 반면 장원삼 박병호 서건창은 생애 첫 수상의 감격을 누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