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개콘…왜?

입력 2012-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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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들이 제작진이 세운 엄격한 기준으로 웃음을 잃을 처지에 놓여 있다. 사진제공|KBS

제작진, 사전 내용 유출에 강력대응
“앞으론 유출 땐 출연진 전원 집합”
‘개콘’ 외 일정 일일이 보고 요구도
“지나친 제재…웃음현장 살벌” 우려

‘웃기는 개콘? 살벌한 개콘!’

매주 일요일 밤 웃음을 선사하는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한층 엄격해진 철통 경계로 살벌한 분위기가 맴돌고 있다.

최근 특별 게스트의 출연 내용부터 코너 내용이 일부 유출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개그맨들과 제작진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12일 진행된 녹화를 앞두고 개그맨 윤형빈이 정경미에게 ‘희극 여배우들’ 코너를 통해 공개 프러포즈를 한다는 사실이 미리 알려지자 제작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으로 코너 내용이 유출되면 모든 출연진에게 경위와 책임을 묻겠다”는 다소 공포스러운 ‘집합령’까지 내려졌다.

얼마 전부터 녹화날인 매주 수요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주변에 외부인 출입 통제가 강해지고, 개그맨들의 소속 기획사 매니저들도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진 것도 달라진 ‘개콘’의 분위기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개그맨들과 관계자들의 ‘제작진 눈치 보기’도 심해졌다. 개그맨들은 ‘개콘’ 외 방송 스케줄이 있을 때는 반드시 제작진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인터뷰 일정도 일일이 보고를 해야 한다. 이는 고참급 개그맨들에게도 필수 사항이다. 이에 대해 KBS 예능국 측은 “오랫동안 이어온 전통이자, 지금까지 ‘개콘’을 있게 해 준 단결력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제작진의 ‘권력’이 지나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개그맨들이 각자 소속사가 있음에도 제작진의 입김이 활동에 영향을 미쳐 이를 두고 개그맨들의 소속을 ‘개콘 엔터테인먼트’라고 부르는 우스갯소리도 나돌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개콘’은 출연자들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가장 필요한 프로그램인데 최근 분위기가 가라앉아 개그맨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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