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3연승 돌풍…김호철의 힘

입력 2012-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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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러시앤캐시와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러시앤캐시 외국인 선수 다미가 상대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아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arine007

현대캐피탈 이어 대한항공 마저 격파
다미 24점 활약…테크닉 갈수록 늘어
강도 높은 체력훈련·면담강화 등 효과


러시앤캐시가 강호 대한항공을 잡고 3연승(3승8패, 승점 9점)을 내달렸다.

러시앤캐시는 1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프로배구 V리그 대한항공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25-18 23-25 29-27)로 이겼다. 시즌 초반 조직력과 정신력에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러시앤캐시는 8일 KEPCO를 완파하며 시즌 첫 승리를 거둔 이후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연파하며 V리그 ‘태풍의 눈’으로 돌변했다. 러시앤캐시의 연승 비결을 짚어본다.

○확연히 드러난 김호철 효과

올 시즌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부임한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와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순위도, 상대팀도 의식하지 않았다. 경기 하루 전날에도 훈련과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했다. 선수들과의 면담도 강화했다. 김 감독은 승패에 대한 분석과 질타보다는 “우리가 얼마만큼 멋진 경기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팀 인수 시점이 빨라질 수 있고, 그래야 너희들이 흘린 땀도 보상받을 수 있다”며 확실한 동기 부여를 했다. 쉬운 길은 아니었다. 대부분 선수들의 체중이 6∼7kg 감량될 만큼 고된 훈련을 병행하며 경기를 치러야 했던 러시앤캐시는 개막 후 8연패라는 치욕을 경험했다. 김 감독은 “훈련과 연습에 의해 무의식중에 나오는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연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김 감독의 뚝심은 막혀있던 선수들의 잠재력과 자신감이 터져 나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업그레이드 된 외국인 선수 다미

다미는 6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득점 부문에서 최하위다. 하지만 최근 3경기만 놓고 보면 발전이 눈부시다. 특히 이날 대한항공전에서는 24점(공격성공률 50%)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다미의 기량 향상 역시 김 감독의 작품이다. 김 감독은 “다미는 배구를 정상적으로 배운 선수가 아니다. 처음 봤을 때 배구의 기본 테크닉이 굉장히 부족했다. 하나씩 새롭게 가르쳐야 했지만 잠재력만큼은 우리 팀 역대 용병 가운데 최고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감독의 믿음은 다미를 성장시켰다. 좋은 볼이 올라와야 겨우 때려내던 다미는 이제 상대 블로커 한 뼘 위에서 볼을 때리는 타이밍을 잡아내기 시작했다. 빈 자리를 보고 때려내는 테크닉도 발전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바닥에서 시작해 서서히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다. 반면 다른 팀들은 정체된 상태인 듯한 느낌이다. 비록 3연승을 했지만 여전히 우리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다. 기대 이상의 성원을 보내준 아산 시민의 열기에 보답하고, 빠른 시일 내 팀이 인수될 수 있도록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는 것이 최대 목표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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