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성 “그날 이후…경기 전 화장실은 필수코스 됐죠”

입력 2012-1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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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성. 사진제공|한국프로골프협회

■ 프로골퍼들의 별난 습관

일본프로골프투어 진출 4년 만에 올 해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 김형성(32·하이스코·사진)은 경기 전 반드시 화장실을 들르는 습관이 있다.

“언젠가 대회 중 급하게 신호(?)가 왔다. 겨우 홀을 끝내고 화장실로 달려갔는데 갤러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일을 보지 못하고 계속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급했던 나머지 18번 홀이 끝나고 곧장 화장실로 달려갔다. 어떻게 경기를 치렀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 이후 무조건 골프장에 가면 화장실부터 찾게 됐다.” 이런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 김형성은 “그날 이후 습관이 됐다. 경기 전에는 가장 먼저 화장실부터 간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코스가 좋은 골프장보다 화장실 좋은 골프장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어색하게 말했다.

김자영(21)이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강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는 다른 선수들과 같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선글라스를 쓴다. 평소엔 모자 위에 올려놓고 있다가 보기가 나오거나 버디 찬스에서 성공하지 못했을 때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다. 이유는 단 하나.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동반자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루틴을 정확하게 지키는 건 모든 프로들의 공통점이다. 그 중에서도 이보미(24·정관장)는 경기 전 거의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인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씻고 화장하고 밥을 먹는다. 이후부터는 더욱 철저하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우선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40분 동안 몸을 풀고 나면 그 다음은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코스에 나가는 시간은 경기 시작 1시간 10분전이다. 가장 먼저 연습 그린에 가서 퍼트 연습을 시작한다. 짧게 약 10분 정도하고 나서 그 다음 드라이빙 레인지로 이동한다. 샷 연습 30분, 어프로치 20분 동안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그린으로 장소를 옮겨 최종 퍼트 연습을 10분 간 진행한다. 이 루틴은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지킨다.”

한 타에 일희일비하는 프로골퍼들은 신경 쓸 일도 많다. 그래서 어느 한 가지도 소홀하지 않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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