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난 ‘구리의 엄홍길’…새 둥지 삼성서 날 것”

입력 2012-1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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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소속이었던 김태완은 하필이면 절친한 후배인 손주인과 맞트레이드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주인이가 LG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절친 손주인과 맞트레이드…한때 충격
난 LG선 못 떴지만 주인이는 잘 할것
등산·걷기로 명품종아리…나도 자신


“어쩌다 (손)주인이하고….”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하필이면 절친한 손주인(29)과 트레이드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LG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내야수 김태완(31) 얘기다. 14일 LG(김태완 정병곤 노진용)와 삼성(현재윤 손주인 김효남)의 3대3 트레이드 소식이 터져 나왔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멍했던 김태완은 곧바로 손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너하고 나하고 트레이드가 되냐?”

나이는 김태완이 많지만, 둘은 2006년 경찰청 입대동기다. 당시 최형우(29·삼성)도 동기로 2년간 동고동락했다. 소속팀에 복귀한 뒤에도 이들은 종종 만나 우정을 나눴다. 농담을 곧잘 하는 김태완은 “주인이가 올 시즌 중에 나를 볼 때마다 ‘어떻게 나보다 방망이를 못 치냐’며 놀렸다. 경찰청에 있을 때 주인이처럼 방망이 못 치는 애를 본 적이 없는데, 그런 놀림을 당할 땐 비참했다”며 웃었다.

사실 경찰청 시절 김태완은 2군에서 3할대 타율에 장타력도 갖춘 특급타자로 통했다. LG 복귀 후 2010년부터 1군에 완전히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양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달리기만 하면 부상이 재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 올해 기대만큼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은 포수 현재윤을 내주면서 장타력을 갖춘 데다, 2루수와 3루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 내야수 김태완에게 기대를 걸고 영입을 결정했다.

김태완은 “종아리 근육 강화를 위해 시즌 후 매일 아차산을 타고, 하루 3시간씩 걸어 ‘구리의 엄홍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며 껄껄 웃더니 “이제 종아리가 많이 강화된 것 같다. 좋은 팀 가게 돼 기회라고 생각하겠다. 나이도 있어 ‘여기가 아니면 끝’이라는 각오로 붙어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러면서도 “난 LG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주인이는 LG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좋은 기회일 수 있다”며 엇갈린 운명의 ‘절친’ 후배를 격려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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