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피겨여왕’ 김연아(가운데)가 지난해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조촐한 크리스마스파티 때 후배 김해진(왼쪽), 김진서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출처|김연아 공식홈페이지
새 프로그램 완성 단계…스핀보완 고민
매일 8시간씩…체력 향상 중점 맹훈련
성적 신경안써? 막상 경기 땐 승부욕 업
‘피겨여왕’의 열정은 시간도 잊게 했다. 김연아(23·고려대)가 밝아온 계사년에도 쉼 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후배들과 함께 태릉선수촌에서 보낸 그녀는 새해에도 훈련에 매진하며 2013년을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1년 8개월 만에 다시 선 무대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지만, 김연아의 사전에 ‘만족’은 없었다.
○하루 8시간 맹훈련
김연아는 하루에 꼬박 8시간을 훈련에 할애하고 있다.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4일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을 하고, 이후 3∼4시간 추가로 지상훈련을 한다”고 귀띔했다. 이미 새 프로그램(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프리스케이팅 ‘레미제라블’)은 완성된 상태. 남은 과제는 규정이 강화된 스핀 요소를 보완하고 공백기로 인한 체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이지만 연말도, 새해도 잊고 혹독하게 담금질을 하고 있다.
이유가 있다. 복귀전이었던 NRW 트로피에서도 쇼트프로그램의 스핀 요소(카멜 스핀·레이백 스핀·콤비네이션 스핀)가 모두 레벨3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플라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이 레벨4를 받았지만, 나머지 스핀 요소 2개는 레벨이 낮았다. 김연아는 대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스핀이 왜 레벨3을 받았는지, 구성상의 문제인지, 실전수행의 문제인지 고민해보겠다”며 “작은 부분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확실하게 보완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가장 우려했던 경기 체력은 예상과 달리 큰 문제를 드러내진 않았지만, “더 여유롭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체력 보강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남다른 승부사 기질 발동
김연아는 4일부터 사흘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전국남녀종합선수권) 2013’에 이어 4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2013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미 세계를 제패한 그녀에게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선배로서 척박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는 한국 피겨 꿈나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고삐를 조이는 이유는 숨길 수 없는 승부사 기질 때문이다. 김연아는 NRW 트로피 직후 “예전과 달리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 편하게 임했다”면서도 “막상 경기에 나가면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든다”고 말한 바 있다. ‘피겨여왕’이 전 세계를 매료시킨 비결은 이런 남다른 승부근성과 끊임없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복귀 후에도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그녀의 훈련시계는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김연아의 2013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